증시 시계에 맞춘 트럼프의 입…호재는 개장前, 악재는 마감後
뉴욕증시 마감뒤 전쟁 개시 선언
시장 경색되자 “전쟁 끝났다” 발언
관세 폭탄-유예 발표도 같은 패턴

● 뉴욕증시 개장 직전 “이란 공격 연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쟁부(국방부)에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란과 이번 주 내내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의 ‘핵무기 포기’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를 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CNN은 이란이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동기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그의 발표는 종종 금융 시장의 개장 및 폐장과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패턴은 특히 이란과의 전쟁 상황에서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토요일 오전 2시 30분경에 이란에 대한 첫 공격을 발표하는 영상 메시지를 게시했다. 금요일 주식 시장이 마감된 후 전쟁 개시를 선언한 것이다. 그의 지난해 6월 이란 공격과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역시 주식 시장이 문을 닫는 주말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2주 전인 이달 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째 진행되고 있던 전쟁에 대해 “거의 완전히 끝났다”고 말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시장에 경색된 상황이었다. 그의 발언이 보도되자 부진했던 시장은 즉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이 마감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행사에서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우리는 충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였다.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전쟁 내내 지속됐다. 그리고 그의 오락가락한 발언이 있을 때마다 시장은 요동을 쳤다. 그는 개전 초기 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했다. 전쟁이 4~5주 정도면 끝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 등 글로벌 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미국 지지층 내에서도 비판이 커지자 20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점차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 만인 21일 ‘48시간 최후 통첩’을 했다. 다시 이틀 뒤에는 대화 의지를 밝혔다.
● 관세 정책도 주식 시장 시계 맞춰 발표
주식시장 시계에 맞춘 듯한 그의 ‘결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그린란드 점령 시도 등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4월 2일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부과한 관세 정책 발표가 대표적이다.
당시 기자회견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4시에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마감 직후인 오후 4시 30분 실제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이어 일주일 동안 시장이 급락했고, “지금이 바로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언급한 다음 날 대부분의 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그날 미국 증시는 2008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의 그린란드 무력 점령 가능성에 시장이 얼어붙었던 올해 1월 21일에는 주식시장 개장 20분 전에 해외 순방을 진행 중인 가운데 “그린란드를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점령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전날 주식 시장은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당시 달러의 가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
CNN은 미국 시장에 이미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막판에 발을 뺀다)’라는 매매 전략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시장이 움직이는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은 그의 진의(眞意)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와 별개로 대통령이 시장 하락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다니엘 알퍼트 매니징 파트너는 이를 “펀더멘털이 아닌 ‘트럼프’를 트레이딩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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