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 끝 사망사고까지… 영덕 풍력발전기 ‘전면 철거’ 추진
정비·점검 과정서 사고 발생… 단지 전체 가동 중단 상태
경찰·노동부 수사 착수… 안전조치·중대재해법 적용 여부 조사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잇따른 사고 끝에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지자체가 전면 철거를 공식 추진하고 나섰다.
영덕군은 24일 풍력발전기 정비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3명이 숨진 사고를 계기로 단지 내 발전기 철거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지은 지 20년이 넘어 노후화됐고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군에 직접적인 권한은 없지만 기후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에 철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창포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준공된 시설로, 전체 24기 가운데 대부분이 설계수명 20년을 넘긴 상태다.
설계수명은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하다고 보장하는 기간을 의미하지만, 이를 넘겼다고 해서 반드시 철거나 교체가 의무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후화에 따른 위험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달 2일에는 강풍으로 21호기 풍력발전기 블레이드가 파손되면서 타워 구조물이 꺾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영덕군과 관계 기관은 합동 점검에 착수했고, 일부 설비는 철거 절차에 들어간 상태였다.
이번 사고는 이 같은 점검·정비 과정에서 발생했다. 전날 오후 1시 11분쯤 19호기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나, 블레이드 균열과 휘어짐 상태를 점검하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추락한 블레이드에서 불이 주변으로 번지며 산불로 이어졌지만, 헬기와 인력 투입 끝에 같은 날 오후 6시 15분쯤 큰 불길은 잡혔다.
사고 이후 단지 내 풍력발전기 24기는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운영사는 기존에 사고가 난 2기를 포함해 일부 설비를 철거했으며, 영덕군은 남은 22기에 대해서도 전면 철거를 건의할 계획이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경북경찰청은 시공 및 정비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작업 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와 관리 책임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숨진 만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다만 화재로 발전기 구조물이 약해진 데다 고온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현장 감식은 장비를 지상으로 내려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경찰은 "내부 수색과 원인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역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숨진 노동자들에 대한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되며, 결과는 약 일주일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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