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해, 이 XX야” 잡도리만 1시간째…‘AI 건망증’ 없어진다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6. 3. 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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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게 "사진 속 디저트는 두바이 쫀득 쿠키"라고 가르친 뒤 "이 디저트는 어느 나라에서 인기가 많은가"라고 물으면 엉뚱하게 "유럽에서 인기 많은 초콜릿"이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다.

새로운 정보를 배우면 예전 지식을 잊어버리거나 헷갈려 하는 AI의 '건망증'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AI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기존 지식을 수정할 때 예전에 배운 지식까지 잃어버리는 이른바 '치명적 망각' 현상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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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ETRI, 치명적 망각 극복한 기술개발
사람 뇌처럼 시각·언어정보 분리 저장
벤치마크 기존기술 대비 성능 2배 향상
세계 최고권위 AI학술대회서 논문 채택
챗GPT에게 사과를 강요하는 사용자.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인공지능(AI)에게 “사진 속 디저트는 두바이 쫀득 쿠키”라고 가르친 뒤 “이 디저트는 어느 나라에서 인기가 많은가”라고 물으면 엉뚱하게 “유럽에서 인기 많은 초콜릿”이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다. 새로운 정보를 배우면 예전 지식을 잊어버리거나 헷갈려 하는 AI의 ‘건망증’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워도 기존 기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포항공과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으로 멀티모달 AI를 위한 ‘연속·복합 지식 편집 기술(MemEIC)’을 개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학술대회인 ‘NeurIPS 2025’에 채택됐다고 24일 밝혔다.

‘연속·복합 지식 편집 기술(MemEIC)’ 예시 [ETRI]
최근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AI가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AI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기존 지식을 수정할 때 예전에 배운 지식까지 잃어버리는 이른바 ‘치명적 망각’ 현상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AI 내부의 핵심 신경망 수치를 직접 뜯어고치는 일종의 ‘뇌수술식 접근법’을 썼기 때문에, 수정 과정에서 기존에 저장된 정보까지 훼손되는 부작용이 따랐다.

연구진은 사람의 뇌가 좌우뇌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에서 착안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새로운 정보를 AI 내부가 아닌 외부 메모리에 분리해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미지와 같은 시각 정보는 ‘시각 어댑터’에, 텍스트와 같은 언어 정보는 ‘언어 어댑터’에 각각 독립적으로 보조기억장치에 담는다. 이후 복합적인 질문이 들어오면 ‘지식 커넥터’라는 장치가 두 정보를 문맥에 맞게 연결해 정확한 답변을 만들어낸다. 필요할 때만 정보를 불러와 연결하기 때문에 지식이 뒤섞여 환각 현상을 일으키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실제 기술 적용 결과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연구진이 1278개 항목으로 구성된 복합 지식 편집 벤치마크로 수백 건의 지식을 순차적으로 편집하며 테스트한 결과 기존 AI 기술의 정답률은 36~52%에 그쳤지만 새 기술을 적용한 AI는 약 70%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새로운 지식을 추가한 뒤에도 기존 질문에 대한 답이 변하지 않는 응답 안정성도 확인됐다.

ETRI 연구진이 연속·복합 지식 편집 기술(MemEIC)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ETRI]
연구를 주도한 성진 ETRI 언어지능연구실 연구원은 “기존 방식은 시각 지식과 언어 지식을 한 번에 수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섭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기술은 두 지식을 독립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만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임수종 ETRI 언어지능연구실장은 “인간의 기억력을 모방해 AI의 지식 편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사례”라며 “향후 산업 현장의 다양한 정보를 안정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차세대 생성AI 기술개발사업’의‘생성형 언어모델의 지속가능성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최신성 반영을 위한 학습 및 활용 기술개발’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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