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진전” vs 이란 “접촉 없다”… 엇갈린 메시지

이가영기자 2026. 3. 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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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중재국 통해 물밑 접촉… 탐색 단계 평가
트럼프 “15개 쟁점 합의” 주장… 이란은 “가짜뉴스” 반박
핵·해협 통제 등 간극 여전… 협상 성사 여부는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비공식 접촉을 통해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 진전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진전을 강조하며 군사 행동을 일시 보류했지만, 이란은 공식 협상 자체를 부인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비공식 접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으며, 이집트·오만·파키스탄·카타르·튀르키예 등 복수 국가가 중재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접촉은 정식 협상이라기보다 탐색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다. 파키스탄 군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이란 측과 접촉하는 등 중재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키스탄에서 추가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국면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그는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재개방될 수 있다고 했고, 해협 공동 관리 구상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감축 등 약 15개 쟁점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합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고, 일부 외신도 이란 측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협상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어떤 협상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군사 계획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란도 간접 접촉 사실은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우방국을 통해 미국의 협상 요청 메시지를 받았고 이에 응답했다"고 밝혀, 공식 협상은 아니지만 간접 소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협상 환경 자체도 불안정하다. 최근 폭격과 암살로 이란 지도부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협상 상대의 실체와 대표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미국 일각에서 협상 상대로 거론되는 갈리바프 의장 역시 실권 여부와 대표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있다.

핵심 쟁점의 간극도 크다. 미국은 핵무기 포기와 우라늄 농축 중단, 호르무즈 해협 공동 통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이란 체제의 핵심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반대로 이란은 전쟁 재발 방지 보장, 중동 내 미군 기지 폐쇄,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환'이 전략적 시간 벌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미 해병대 병력 수천명이 중동으로 이동 중이고,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내 군사 목표물에 대한 타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과 이란이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실제 협상과 전쟁 종결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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