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빈자리 파고든 네이버가 아직 메우지 못한 '빈자리'

조서영 기자 2026. 3.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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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마켓분석
쿠팡 개인정보 유출 4개월 後
쿠팡 이탈 이용자 흡수한 네이버
네이버는 쿠팡 대체할 수 있을까
N배송으로 배송 속도 높였지만
아직 서비스·경쟁력 격차 보여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4개월이 흐른 지금, 이커머스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네이버다. 이용자 이탈로 휘청이는 쿠팡의 빈자리를 효율적으로 파고들고 있어서다.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이용자가 100만명 넘게 증가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네이버가 쿠팡을 넘기엔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쿠팡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 [사진 | 연합뉴스]
2025년 11월 6일, 3370만개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며 쿠팡이 위기를 맞았다. 쿠팡의 안일한 대처와 보상안 등에 실망한 이용자들이 쿠팡을 탈퇴하면서 이른바 '탈팡' 움직임까지 확산했는데, 그 여파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쿠팡은 월간활성화사용자(MAU) 3364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484만명에서 120만명 줄었다. 거래액 감소 규모는 더 심각했다. 쿠팡의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지난해 11월 4조4735억원에서 2월엔 4조220억원으로 무려 4515억원(10.1%) 감소했다.

쿠팡이 주춤하자 이커머스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 중심엔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누적 233만건을 기록했다. MAU는 같은 기간 644만명에서 75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쿠팡의 대체 플랫폼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 네이버가 쇼핑 편의성을 빠르게 개선하며 '탈팡'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다"며 "네이버 쇼핑 거래액도 1월에 이어 2월에도 두자릿수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이용자 3300만명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쿠팡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서비스가 실제로 쿠팡을 대체할 수 있을지 한번 살펴보자.

■ 배송 경쟁력 갖췄나 = 우선, 쿠팡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히는 배송 속도부터 짚어보자. 쿠팡은 밤 12시 전에 구매하면 다음날까지 배달해 주는 '로켓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신선식품은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도착을 보장한다.

로켓 배송이 쿠팡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만큼, 네이버 역시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갖췄다. 지난해 3월 네이버가 빠른 도착을 보장하는 '네이버배송(N배송)'을 선보였다. 평일 24시, 주말 2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내일배송' 외에도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벽 내로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에 받을 수 있는 '오늘배송' 등이다.

[사진 | 네이버 제공]
올해 2월엔 새벽배송 서비스 '컬리'와 협업해 배송 속도를 더 앞당겼다. 컬리N마트에선 오후 3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배송(자정 샛별배송)'을 통해 같은 날 자정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네이버배송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이용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네이버배송 거래액은 2024년 대비 76.0% 증가했고, 주문 건은 85.0% 늘어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이용이 더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네이버배송 적용 상품을 확대해 앞으로도 배송 경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송 서비스 격차 아직 커 =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네이버의 경쟁력이 쿠팡에 비해 부족하다는 시선이 많다. 무엇보다 네이버배송은 제공 지역이 제한적이다. 네이버의 '오늘배송'은 서울과 수도권(경기·인천),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수도권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에서 로켓 배송을 지원하고 있다.

배송비 측면에서도 쿠팡이 네이버를 앞선다. 네이버는 판매처별로 배송 시스템이 달라 같은 주문 건 내에서 중복으로 배송비를 내야 할 때가 많다. 무료 배송 기준 역시 판매처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다. 반면 쿠팡은 구매하는 제품의 총 가격이 1만9800원 이상이라면 무료로 배송한다.[※참고: 쿠팡은 오는 4월 무료 배송 기준을 제품 총가격에서 최종 결제액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여기에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쿠팡 '와우 멤버십'의 가격은 각각 4900원, 7890원이다. 가격은 네이버가 저렴하지만, 혜택에서 차이가 난다. 구매액과 관계없이 무료로 배송해 주는 쿠팡과 달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1만원 이상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쿠팡은 반품과 교환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네이버는 주문당 1회만 무료다.

배송비·반품 등의 조건은 이용자 편의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네이버가 쿠팡만큼 거대한 물류 시스템을 보유하지 않는 이상 쿠팡을 대체하기란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국내 대부분의 지역을 커버하는 쿠팡은 커머스를 넘어 필수적인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쿠팡 이용을 중단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단순한 비용 이상의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판매자들이 스토어에 입점하는 '오픈마켓' 구조라 판매자별로 배송과 응대에 편차가 있다. 하지만 쿠팡은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한 상품을 자체 물류 센터에서 배송해 이용자들이 느끼는 편의성이 훨씬 크다."

[사진 | 뉴시스]
쿠팡은 전국 100여곳에 구축한 물류 센터를 통해 포장·배송·응대 과정을 일괄적으로 제공한다. 유통 과정이 통합돼 있어 많은 양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자체 물류 인프라가 없다. CJ대한통운·한진 등 기존 물류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배송하고 있다.

네이버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만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론 인공지능(AI) 쇼핑 서비스다. 네이버는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쇼핑 이력과 취향을 분석해 개인화된 맞춤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월 25일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전용 비서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기에 배송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 6일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 강화를 네이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실행에 나설 계획"이라며 "3년 내로 전체 네이버 거래액에서 네이버배송의 비중을 5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네이버는 쿠팡의 아성을 흔들고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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