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 100여일 앞두고 주식병합 러시…3월만 121곳

김병탁 기자 2026. 3. 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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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동전주 퇴출' 규정 시행을 100여 일 앞두고 상장사들의 주식병합 결정이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들어(3일~20일) 주식병합을 결정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21곳에 달했다.

이처럼 주식병합이 본격화한 배경은 금융당국이 예고한 동전주 퇴출 규정 때문이다.

한류 콘텐츠 배급사 코퍼스코리아는 16일 5대1 주식병합을 결정했지만 당일 주가는 285원으로 전일 대비 7.77%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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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곳→3월 121곳, 한 달 새 6배 폭증…코스닥 쏠림 뚜렷
월별 주식병합 공시한 기업수/그래픽=강지호 기자
7월 '동전주 퇴출' 규정 시행을 100여 일 앞두고 상장사들의 주식병합 결정이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올려 퇴출 요건을 피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기업 가치는 변함 없이 숫자만 바뀌는 등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들어(3일~20일) 주식병합을 결정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21곳에 달했다. 지난 2월(23일~27일) 21곳에서 한 달 새 6배 가까이 폭증했다. 2월과 3월을 합산하면 두 달 사이 총 142개 사가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쏠림이 두드러졌다. 142개 사 중 코스닥 상장사가 119개 사(83.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가증권시장은 23개 사였다. 3월 기준으로도 코스닥이 102곳으로 전체 121곳 중 84.3%를 점했다.


7월부터 1000원 미만 30일 연속이면 관리종목…왜 동전주를 퇴출하나


이처럼 주식병합이 본격화한 배경은 금융당국이 예고한 동전주 퇴출 규정 때문이다. 7월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 폐지된다.

당국이 동전주 퇴출에 나선 것은 주가가 낮을수록 변동성이 커져 주가 조작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나스닥도 '주가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페니 스톡' 퇴출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2일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하며 2027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당시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년간 진입이 1353개 사, 퇴출은 415개 사에 그쳐 다산소사 구조가 지속됐다"며 부실기업 퇴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가만 올리고 끝"…병합 공시가 오히려 악재로


퇴출 압박이 현실화하자 기업들이 꺼내든 카드가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를 하나로 합쳐 주당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가는 오르지만 기업 가치 총합인 시가총액은 그대로다.

공시 자체가 오히려 악재로 돌아오는 경우도 나왔다. 한류 콘텐츠 배급사 코퍼스코리아는 16일 5대1 주식병합을 결정했지만 당일 주가는 285원으로 전일 대비 7.77% 급락했다. 2024년 연간 영업손실만 294억원에 달하는 부실 재무가 그대로 노출된 결과다. 같은 날 병합을 결정한 자동차 부품업체 이원컴포텍도 584원으로 1.52% 하락 마감했다. 퇴출 압박에 내몰렸다는 신호 자체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셈이다.

증권업계도 주식병합이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 개선 없는 병합은 오히려 시장에 부실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병합 이후에도 주가 재하락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총 벽도 높아진다…우회로 더 좁아져


주식병합으로 주가 요건을 넘더라도 시가총액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이 현행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되고, 내년 1월에는 300억원으로 추가 강화된다.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올려도 시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출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우회 시도에 대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코스닥에서만 최대 220개 사가 상장폐지 영향권에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병합으로 시간을 벌더라도 기업가치 개선이 없으면 결국 퇴출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제도 우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병탁 기자 kbt4@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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