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습식 CCUS 기술로 포집효율 최고로 끌어올렸다"
대상 수상기업 '씨이텍' 이윤제 대표 인터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입니다."
씨이텍의 이윤제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의 현실적인 해법으로 CCUS를 지목했다. 저에너지 습식 흡수제 기술을 앞세운 씨이텍은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과 경제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CCUS 스타트업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9월 뉴스트리가 주최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윤제 대표는 "씨이텍은 습식 포집 기술을 고도화해 이산화탄소 포집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실제 산업 적용이 가능한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이텍의 핵심기술은 '저수계(低水系) 흡수제'다. 기존 CCUS 공정은 아민과 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분리하는 방식이지만 씨이텍은 여기에 추가 화학물질을 적용해 물의 함량과 잠열을 낮췄다. 추가된 화학물질이 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비밀"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이 대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다시 분리하려면 열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이를 '재생에너지'라고 하는데 씨이텍 기술은 이 에너지를 약 4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씨이텍의 흡수제를 사용하면 기존보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40% 이상 줄여서 운영비를 25%가량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집제 종류도 배출원에 맞춰 2가지 유형으로 개발했다.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대상으로 하는 '마브졸(MABsol)'과 저농도용 'CT-1'이 그것이다. 씨이텍은 배출가스 내 이산화탄소(CO₂) 비중이 10% 이상이면 고농도로 분류한다. 석탄·가스 발전소는 고농도, 선박 배출가스나 천연가스 공정은 저농도에 해당한다.
마브졸은 8000시간 이상의 실증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기존 대비 흡수량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CT-1은 빠른 흡수 속도를 강점으로 국내 포집제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실증을 완료했다. 두 기술 모두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다.
포집 설비는 흡수탑과 재생탑으로 구성되며, 흡수제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 순환 구조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맞춤형 설비 구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기존 설비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현재는 맞춤 설비가 일부만 구축된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씨이텍은 SK E&S, HD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등과 협업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조선소에는 자동화 기반 탄소포집 설비 구축이 진행 중이며, 글로벌 CCUS 테스트베드에서도 실증을 완료했다.
이 대표는 "해당 테스트베드에서 실증을 수행한 국내 기업은 씨이텍이 유일하다"며 "공개된 데이터를 종합하면 세계 최고 성능"이라고 말했다.
사업모델은 철강·석유화학·조선 등 대규모 배출 산업을 겨냥한 B2B 구조다. 흡수제와 설비를 함께 공급하고, 흡수제 교체를 통한 반복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장 확대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이 대표는 "문제는 수요 기업들이 아직 CCUS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탄소가격이 낮고 규제가 약하다보니 투자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탄소가격은 톤당 약 2만원 수준으로, 유럽의 80유로(약 11만원) 수준과 큰 격차가 있다. 그는 "최소 7~8만원 수준까지 올라야 산업계가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핵심 과제는 저장소다. 포집한 탄소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한 국내 여건상 CCUS 확산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일부 기업이 해외 폐가스전을 활용한 저장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집한 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전환(CCU)' 기술도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전해질 소재인 프로필렌 카보네이트 등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CCUS가 감축이 어려운 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은 구조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CCUS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쓰레기 소각·매립부터 철강·시멘트까지, 기존 산업을 유지하면서 배출을 줄이려면 CCUS가 필수"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CCUS가 가장 먼저 확산될 분야로 선박 산업을 꼽았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오는 2028년 이후 글로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역시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포스코, 고려아연 등 수출 기업들이 탄소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CCUS 기술에 관심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씨이텍이 개발한 맞춤형 설비는 규모 약 15m(5층 건물 높이), 포집량은 하루 0.7톤 규모다. 대전에서 70톤급 육상 상용화 공정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국내 육상 CCUS 시장 점유율 30%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동시에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CCUS는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커질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탄소중립은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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