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강’ 길목에 선 한국…“AI 확산속도는 영국·싱가포르보다 더뎌”

강영운 기자(penkang@mk.co.kr),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6. 3. 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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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난 수년간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싸움을 지켜봤던 후발 국가들이 일제히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AI를 국가 시스템에 서둘러 이식해 미래의 신흥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국가 체질을 통째로 바꾸는 'AI 네이티브 전환'이 있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AI 풀스택(fullstack) 국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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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부터 SW 개발까지는 강점
런던AI허브에서 네트워킹을 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들. [런던AI 허브]
“챗GPT, 제미나이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 인공지능(AI) 혁명의 1차 파도를 이끌었죠. 2차 파도는 자율주행, 신물질 개발과 같은 확산형 AI에서 밀려옵니다. 영국이 AI 2차 파도의 선두 국가가 될 것입니다.”(채드 에드워즈 커스프AI 최고경영자)

“싱가포르는 정부, 대학, 산업계가 촘촘히 연결된 생태계 덕분에 연구 성과가 즉각 비즈니스로 연결됩니다. 이런 구조적 강점으로 싱가포르는 글로벌 AI 허브가 되고 있습니다.”(에릭 캄브리아 난양공대 교수)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난 수년간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싸움을 지켜봤던 후발 국가들이 일제히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AI를 국가 시스템에 서둘러 이식해 미래의 신흥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국가 체질을 통째로 바꾸는 ‘AI 네이티브 전환’이 있다.

영국 AI 스타트업들의 목표는 더 이상 ‘챗GPT’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다. 영국 스타트업 육성 기관 테크네이션에 따르면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는 영국 유니콘 25개 가운데 LLM 기업은 없다. 그 대신에 이들은 자율주행(웨이브), AI 영상(신테시아) 등 산업 현장을 혁신하는 ‘버티컬 AI’로 방향을 틀었다. 전통적인 제조·과학 강국의 위상을 AI로 재정의해 ‘팍스 브리타니카’의 재현을 꿈꾼다.

싱가포르 남서부 해안 파시르 판장(Pasir Panjang) 터미널 운영실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컨테이너 물류 경로와 환적 계획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항만 운영을 통제하고 있다. [PSA 싱가포르]
아시아의 강소국 싱가포르는 AI를 통해 ‘지정학적 체급’ 자체를 바꾸려고 시도 중이다. 핵심 전략 중 하나는 ‘100E(100 Experiments)’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 문제 100개를 선정하고, 이를 해결할 AI 솔루션을 직접 매칭해 상용화까지 책임지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글로벌 대전환기 속에 한국도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AI 풀스택(fullstack) 국가’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HBM)부터 모델, 애플리케이션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 전체에 걸쳐 한국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력을 국가 전체로 퍼뜨리는 ‘확산 전략’은 여전히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가 정책이 모델 개발이나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공급자 중심의 기술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AI가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수요자 중심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 환경을 갖추고 있어 경쟁국보다 AI 확산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 용어 설명 ▶▶ AI 네이티브(AI Native) : 모국어를 사용하듯 AI를 국민 누구나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상태.

[런던 = 강영운 기자 / 싱가포르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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