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파키스탄서 이란과 회담 추진 중…상대는 ‘실세’ 갈리바프”
이란 쪽 파트너는 ‘실세’ 갈리바프 의회 의장
미국선 윗코프·쿠슈너와 함께 밴스 합류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격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양국 고위급 대표단이 이르면 이번 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만나는 방안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며, 이란 쪽 협상 파트너로는 현 수뇌부 핵심 실세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부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액시오스에 따르면 스티브 윗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 특사단이 막후에서 접촉을 시도 중인 이란 고위 인사는 갈리바프 의장이다. 이스라엘 당국자 역시 이 같은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아직 양쪽의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으며, 이집트 등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회담을 조율 중인 단계다. 갈리바프는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최고지도자와 가까운 인물이며, 현재 이란 권력 구조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간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갈리바프를 염두에 둔 듯 “최고지도자는 아니지만 매우 존경받는 리더이자 합리적인 인물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어떠한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 협상은 직접 접촉이 아닌 제3국 중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집트·파키스탄·튀르키예·카타르가 양국 간 메시지를 전달하며 중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화 통화 성사와 대면 회담 개최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한 소식통은 액시오스에 “양쪽 모두 협상 개시에 준비돼 있으며, 특히 유가와 시장 상황이 협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면 회담 가능성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번 주 후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미국에서는 윗코프, 쿠슈너와 함께 밴스 부통령이, 이란에서는 갈리바프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은 전화로 먼저 접촉할 가능성이 크지만 매우 이른 시일 내 직접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혀, 협상이 전화 접촉 단계에서 대면 회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인 이스라엘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사전 조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이날 오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해 ‘잠재적 합의의 구체적 구성 요소’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스라엘도 합의 내용에 매우 만족할 것이며, 장기적이고 확실한 평화가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과 미군이 거둔 막대한 성과를 지렛대 삼아, 우리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합의를 통해 전쟁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 국면과 별개로 군사 작전은 멈추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며,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타격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불과 며칠 전에도 이란 핵 과학자 2명을 추가로 제거했으며,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무력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제시했으나,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이유로 이를 5일간 유예했다. 이후 협상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금융시장도 반등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다만 협상 존재 자체를 둘러싼 양쪽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실제 대면 회담 성사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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