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혼성’ DNA 10년 침묵 깨고 왜 다시 뜨나 [뮤직와치]

[뉴스엔 황지민 기자]
ALLDAY PROJECT(올데이 프로젝트)가 쏘아 올린 신호탄 팬덤의 장벽을 낮춘 '대중적 시너지' 강조
2010년대 이후 K-POP 산업이 보이그룹과 걸그룹이라는 이분법적 표준으로 굳어지며 혼성그룹은 사실상 '멸종위기종'이었다. 하지만 올데이 프로젝트(ALL DAY PROJECT)가 쏘아 올린 혼성 그룹 신호탄은 서서히 그 파동을 넓히고 있다.
■ 90년대 황금기부터 KARD 고군분투까지: 잊혔던 '혼성'의 DNA K-POP 역사에서 혼성그룹은 오랜 유전자를 가졌다.
90년대 쿨과 룰라는 가요대상까지 거머쥐며 대중문화 중심에 있었다. 쿨, 룰라, 코요태 등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거부감 없는 친근함을 무기로 가요대상을 휩쓸며 대중문화 중심을 지켰다. 당시 음악 소비가 온 가족이 함께 듣는 TV와 라디오 중심이었던 만큼, 남녀 멤버 조화는 가장 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구성이었다.
변화는 2000년대 후반 '2세대 아이돌' 붐과 함께 찾아왔다. 기획사들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대중성보다, 강력한 결집력과 구매력을 가진 '코어 팬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팬과 아티스트 사이 정서적 유대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멤버를 성별로 분리하는 방식이 산업 표준으로 굳어졌다. 혼성그룹은 이러한 '팬덤 경제' 안에서 마케팅적 모호함을 노출하며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2010년 데뷔한 혼성 아이돌 그룹 남녀공학은 ‘투레잇(Too Late)’과 ‘삐리뽐 빼리뽐’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덕분에 혼성 그룹 열기가 재점화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남녀공학이 데뷔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두 동성그룹으로 분리되며 오히려 혼성그룹 암흑기의 결정타가 됐다.
긴 공백 끝에 변화의 싹을 틔운 것은 2017년 데뷔한 카드(KARD)였다. 이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정식 데뷔 전에 발매한 프로젝트 음원 '돈 리콜(Don't Recall)'이 아이튠즈 메인 차트인 송 차트(Song Chart) 50위까지 진입한 것이다. KARD가 만들어낸 성공은 혼성그룹이라는 포맷이 글로벌 시장, 특히 서구권에서는 매우 익숙하고 매력적인 선택지임을 방증하는 첫 사례가 되었다. 카드는 유튜브(Youtube) 공식 채널 구독자수가 370만명을 넘어서는 등, 현재까지도 높은 해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카드라는 성공조차 국내 주류 시장에서는 여전히 예외적 사례로 머물렀다. 이 벽을 깨고 들어온 것이 지난해 6월 혜성처럼 등장한 올데이 프로젝트다. 이들은 '페이머스(FAMOUS)'로 데뷔하자마자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Melon) TOP100 1위를 단숨에 석권했다. 음악방송 1위까지 걸린 기간은 단 11일. 6개월 뒤 발매한 EP 1집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는 초동 25만 장을 넘기는 혼성 아이돌 그룹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는 1990년대 쿨, 코요테, 룰라 등이 차트를 지배하던 시절 이후 약 20년 만에 터져 나온 혼성그룹의 '유의미한 대박'이었다.
■ 시장 과잉의 역설: "보이·걸그룹은 이미 포화, 블루오션은 혼성뿐" 혼성그룹의 귀환은 K-POP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와 소비층 변화가 맞물린 필연적 결과에 가깝다.
매주 새로운 팀이 쏟아지는 '초과 공급' 늪에서 혼성 포맷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차별화 카드가 된다. 아이돌 전문 음악 웹진 아이돌로지(IDOLOGY) 집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 2025년 11월 정식 데뷔한 아이돌은 35팀에 달한다. 아이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선 레드오션에 진입했다. 이처럼 정형화된 구성이 반복되는 생태계에서, 수십 년간 비어있던 '남녀 조화'라는 선택지는 기획사와 대중에게 가장 신선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블루오션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혼성그룹이 가진 태생적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성별 경계를 허문 무대 위에서 구현되는 보컬 입체감과 퍼포먼스 다변화는, 기존 동성 그룹이 보여주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결국 유사연애 마케팅 빈자리를 '장르적 확장성'이 채우며, 대중과 코어 팬덤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흥행 방정식이 완성된 셈이다.
■ 귀환한 대부들: 조PD와 이상민, 다시 '혼성'을 집어 들다 업계 거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힙합 1세대 조PD가 이끄는 초코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혼성 4인조 프로젝트 '초코 라 파밀리아(ChoCo La Familia)'를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 평균 나이 16세의 이들은 유닛과 완전체를 오가는 유연한 전략으로 차세대 혼성그룹 모델을 제시했다.
여기에 '혼성그룹 전설' 룰라 출신 이상민도 가세한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인 혼성그룹 오디션 전 과정을 공개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디바, 샤크라, 샵 등을 키워낸 히트메이커의 복귀는 혼성그룹 시장이 이제 단순한 실험을 넘어 주류 재진입 단계에 들어섰음을 상징한다.
■ 새로운 방정식인가, 일시적 돌풍인가 물론 올데이 프로젝트의 성공이 '더블랙레이블'이라는 강력한 자본, 테디(TEDDY) 프로듀싱 파워, 그리고 멤버 애니의 화제성에 기댄 '특수 사례'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데뷔한 다른 혼성그룹들은 이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십 년간 견고했던 '이분법적 K-POP'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다. 새로운 K-POP 흐름이 2026년 가요계를 뒤바꿔 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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