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생 최대 프로젝트, 신뢰와 확신으로 똘똘 뭉친 태극전사들…경쟁력 증명하는 신나는 축제를 만들어가길” 사령탑 두 번째 WC 도전 앞둔 홍명보 감독, 환희의 북중미 여정을 가슴에 품다 [창간 인터뷰]

남장현 기자 2026. 3. 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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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단독 인터뷰에서 2026북중미월드컵이 태극전사들이 충분히 즐기며 경쟁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길 바랐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단독 인터뷰에서 2026북중미월드컵이 태극전사들이 충분히 즐기며 경쟁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길 바랐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인생의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축구인생 최대 프로젝트라는 점은 분명해요.”

80일 앞으로 다가온 2026북중미월드컵을 바라보는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7)의 시선이다. 대학생 신분으로 출전한 1990년 이탈리아대회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월드컵 현장에는 그가 있었다.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선수로 뛰었다. 2006년 독일대회 때는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22년 카타르대회 때는 각각 23세 이하 대표팀과 울산 HD를 이끌었지만 2014년 브라질대회는 사령탑으로 지휘했고, 2018년 러시아대회는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직접 지켜봤다.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기억은 아니었지만, 한국축구의 월드컵 역사에서 홍명보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다. 북중미월드컵 리허설로 마련된 코트디부아르(28일·한국시간·영국 밀턴킨스)~오스트리아(4월 1일·빈)와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르기 위해 23일 출국하기에 앞서 창간 18주년을 맞은 스포츠동아와 단독 인터뷰를 한 홍 감독은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서로를 신뢰하며 선전을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니다. 브라질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2024년 7월 2번째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태극전사들과 동고동락하며 희망을 키워온 결과다. “많은 경기를 치르고 돌아오고 싶다. 4경기, 5경기까지 쭉쭉 나가고 싶다”는 그는 “첫걸음이 중요하다. 우선 조별리그 통과가 1차 목표다. 냉정히 우리는 16강 경계선에 있다. 토너먼트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안팎으로 철저히 준비해온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특히 선수 점검에 많은 공을 들였다. K리그를 꾸준히 살폈고, 틈날 때마다 현지에서 주장 손흥민(34·LAFC), 이재성(34·마인츠), 황인범(30·페예노르트),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 황희찬(30·울버햄턴),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 등을 직접 살폈다. 조규성(28·미트윌란)을 만나려고 3시간 이상 고속도로를 달린 적도 있고, 어렵게 경기장을 찾았더니 지켜보려던 선수가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허탕을 친 경우도 있었다. 4월에도 유럽파 최종 점검에 나설 계획인 홍 감독은 “에피소드가 참 많았다. 현지 식당서 자장면을 먹으며 이런저런 고민을 들었고, 당부도 했다. 모든 만남이 유의미했다”며 웃었다.

전술적 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4-2-3-1을 기본 포맷으로 삼았던 대표팀은 선수 컨디션과 팀 구성에 따른 상황을 고려해 2025년 6월 쿠웨이트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0차전 이후 스리백 실험도 꾸준히 했다. 플랜B까지 확실히 다지려는 의도에서다.

홍 감독은 “감독으로 스리백 전술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특정팀을 대비함도 아니다. 팀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성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부족함도 있지만 괜찮은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 유용한 전술적 옵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 가지가 추가됐다. 멕시코 고지대 적응이다. 대표팀은 6월 12일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덴마크·아일랜드·체코·북마케도니아) 승자와 조별리그 1차전, 19일 멕시코와 2차전을 펼친다.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1571m 고지대다. 대회 전 미국에 차릴 사전 캠프와 본선 베이스캠프 모두 고지대 도시로 잡은 이유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여러 면에서 미흡했던 2014브라질월드컵의 아쉬움을 반면교사로 삼아 안팎으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당시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선수들을 안아주며 격려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브라질대회에서 가장 크게 남은 아쉬움이 미흡한 현지 환경 대처였다. 황열병 예방접종 후유증에 더해 미국 동부 마이애미에 차린 사전 캠프에 찾아온 허리케인 탓에 대표팀의 리듬은 최악이었다. 홍 감독은 “고지대와 고온다습한 기후에 초점을 뒀다. 고강도 훈련과 회복뿐만 아니라 공의 회전력과 스피드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12년 전과 지금은 큰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월드컵 경험이 가장 많은 홍 감독이 대부분의 결정을 내렸으나, 현 코칭스태프는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야도 넓어지고 조금 여유도 생겼다. 코치들과 치열한 브레인스토밍으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12년 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자신이 많은 역할을 했으나, 북중미월드컵은 철저한 코칭스태프 분업화로 효율적인 팀 운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다만 월드컵 선배로서 태극전사들이 너무 성적에만 매몰돼 세계 최고의 축제를 허망하게 날리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홍 감독은 “최종 명단(26명·5월 말 결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들에게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되 충분히 즐기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너무 큰 압박을 받지 말고 가진 걸 최대한 표출하길 바란다. 코치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성적 자체보다는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와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치르기 위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뉴시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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