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배구조 선진화 선제 대응…구광모, 8년 만에 의장직 내려놨다 [biz-플러스]
이사회 견제 극대화, 글로벌 스탠다드 따라
LG전자 연내 로봇 양산·이노텍 기판 증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취임 8년 만에 지주사인 ㈜LG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LG그룹은 지주사를 포함한 주요 상장사 11곳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독립이사)로 전면 교체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경영 체계를 완성하는 한편, 로봇과 인공지능 전환(AX) 등 미래 신사업 가속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 회장의 후임으로 사외이사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2018년 6월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줄곧 의장직을 맡아온 구 회장의 이번 용퇴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성을 명분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영 현안에 밝은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주도하면 대규모 투자나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책임 경영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사회 본연의 임무인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잃게 하고 의사결정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LG그룹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사회 중심의 선진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선제적인 결단을 내렸다. 개편은 전 계열사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2022년 LG이노텍(011070)과 LG헬로비전(037560)을 시작으로 지난달 LG화학(051910)(조화순 연세대 교수), LG디스플레이(034220)(오정석 서울대 교수), LG에너지솔루션(373220)(박진규 고려대 특임교수), HS애드(강평경 서강대 교수)가 잇달아 사외이사 의장 선임을 마쳤다.
23일 주총을 연 핵심 계열사 LG전자(066570)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정거래 전문가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며 지배구조 고도화에 합류했다. 조만간 ㈜LG와 LG생활건강(051900), LG유플러스(032640) 등 나머지 상장사들도 이사회를 거쳐 절차를 마무리하면, 주요 상장사 11곳 모두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갖추게 된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각 계열사들의 미래 먹거리 육성도 한층 탄력을 받는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사장)는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총에서 “올해 안에 로봇 핵심 기술인 액추에이터 ‘악시움’의 양산 체계를 갖추고 2027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전용 모터 인프라를 활용해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올 초 CES 2026에서 공개한 홈 로봇 ‘클로이드’도 내년 LG그룹 사업장 등에 우선 투입해 상용화에 나선다.
4대 신사업 확장도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은 차세대 액체냉각 기술로 라인업을 넓혀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진입하고,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출범 2년 만에 5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류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와 플랫폼 등 사업 투자를 늘려 2030년까지 이들 매출과 이익을 지난해보다 각각 1.7배, 2.4배 키울 것”이라며 “업무 생산성 30% 향상을 목표로 AX도 적극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보통주 기준 전년 대비 35% 늘어난 주당 1350원의 배당금도 확정됐다.
부품 생태계를 주도하는 LG이노텍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나 “로봇용 부품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고객사와 협의 중으로 2027~2028년경 양산할 계획”이라며 “3~4년 후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사업인 패키지솔루션(반도체 기판) 분야 생산 능력은 2027년 하반기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려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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