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힘, 정체성·미래정치 방향 못 잡아… 선대위장? 천만의 말씀” [세계초대석]
새로 태어나는 수준의 쇄신만이 살길
말뿐인 개혁 공천… 지선후가 더 큰 일
한동훈·오세훈·이준석 연대엔 회의적
어울리지도 않지만, 효과도 크지 않아
장동혁, 과거 황교안 전 대표 참고하길
이재명 대통령 현재까진 크게 문제없어
양극화 등 민생경제 성과에 성패 달려
민주당 사법개혁 등 입법 독주는 우려”
김종인(86)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3 지방선거를 77일 앞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국민의힘을 향해 이같이 직격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 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준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보수라는 말만 붙든다고 보수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변화에 맞춰 먼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역대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킹메이커’이자 여야를 넘나들며 총선 승리를 이끈 ‘해결사’로 평가받는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당 혁신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도, 보수 진영의 근본적 쇄신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9개월이 지났다.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기 때문에 이 대통령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지금까지 국정 운영의 과정을 본다면 별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 대통령의 성향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대국민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정부가 유의해야 할 점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재명정부의 경제 정책이 성공하느냐 여부이며, 그 성패에 따라 이 정부의 성패도 달려 있다. 현재 세계 어느 나라든 일반 국민은 이념보다 생활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더 관심이 있다. 우리나라는 빈부 격차와 양극화가 심각한 만큼 이를 어떻게 완화하고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재명정부가 양극화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느냐에 따라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국민통합과 국정 성과도 좌우될 것이다.”
―민주당도 지지율이 나쁘지 않은데.

“민주당은 두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이다. 그러면 입법 과정에서도 자신들의 입법 행위가 기본적으로 헌법의 정신에 맞고 상식이 통하는 것인지를 고려를 해야 했었는데, 그런 점이 상당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점점 새로운 문제로 부각돼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 처음에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면서 검토하는 과정에서 헌법에 맞지 않으니까 못하고 만 거 아닌가. 근데 국회가 법을 만드는 권한이 있다고 해서 법을 만들어 법원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에서 별로 맞지 않는 얘기다.”
―야당이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민주당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도 문제가 있다. 국민의힘이 그런 걸(위헌 문제) 냉정하게 검토해서 헌법재판소로 가야 한다는 등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를 하는 국회를 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두 번에 걸쳐서 탄핵을 당한 정당이다. 여당에서 갑자기 야당이 됐으면 야당으로서 위치를 어떻게 정립을 하고,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정당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하나도 안 됐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지나간 윤석열정부에 대한 향수 같은 것만 자꾸 얘기하고 ‘윤 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어게인) 이야기가 나오니 지방선거를 앞두고서 당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정신 상태가 그 정도밖에 안 되니까 변화를 못 하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자랑하는 건 장동혁 대표가 오고 나서 당원 숫자가 100만명이 넘었다는 것이다. 100만명만 가지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 국민의힘에 두 번이나 가봤기 때문에 생리가 어떻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바꾸려고 하면 저항이 심하고 말도 안 듣고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겠나. 최근에도 비대위를 이야기하지만 해봐야 의미도 없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지방선거 때 당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묘안을 낼 수가 없다. 이번 지방선거만 문제가 아니라, 지방선거가 끝나고도 또 정신을 못 차리면 2017년 지방선거에 지고도 아무것도 못 해서 21대 총선 때 완전히 망가진 것과 똑같이 될 것이다.”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도 시끄러운데.
“공관위원장 말에 따르면 대구는 중진 의원들이 단물을 많이 빨아먹었으니 후배에게 양보하라는 것인데, 지금 후배에게 양보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결국 뻔한 것 아닌가. 그러면 그 결과를 보고 일반 국민이 ‘저 사람들 진짜 개혁 공천을 했구나’ 하고 감명을 받을 사람이 있을까. 현재 단체장 공천 양상을 보면 강원·충남·대전은 현직을 공천했고 결국 충북에서 김영환 지사만 컷오프(공천 배제)한 수준이다. 부산도 컷오프를 한다고 하다가 반발이 커지자 경선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런 과정을 놓고 볼 때 일반 국민이 그 정당을 혁신적인 공천을 하려는 정당으로 신뢰하겠는가. 그 결과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무너지려면 완전히 무너져야 새로 시작을 하지 적당히 해서는 될 수가 없다고 본다.”
―혁신 선대위가 필요한가.
“자꾸 내 이름이 거론되는데, 내가 국민의힘에 가서 비대위원장을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일은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 비대위원장을 양쪽에서 해봤는데, 2016년 당시 민주당도 지금 국민의힘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거 결과를 만들어낸 것 아니냐. 그게 적당히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정치권은 정당이 어떻게 해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한동훈·오세훈·이준석 ‘3자 연대론’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반면, 국민의힘은 공관위의 광역단체장 공천이 끝나면 이후에는 (사람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될 것이다. 당원은 기본적으로 여당이 되기를 바라고, 구의원이나 시의원이라도 되고 싶어 하는데 그것이 좌절되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방선거에서 패하더라도 당을 계속 이끌 수 있다고 본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과거 황교안 전 대표 사례를 보면 그런 판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1940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독일어학과 졸업 ●뮌스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 ●전 24대 보건복지부 장관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제11·12·14·17·20대 국회의원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대담=이귀전 정치부장, 정리=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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