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누가 여기서 결혼하나···또다시 외면받은 ‘청년 축복 웨딩’
공간만 있을 뿐 주차장·대중교통 연계 없어
7월분까지 신청자 모집했지만 지원자 0명
도 “하반기까지 사업 연장·개선하겠다”

충북도가 도청을 개조해 청년들에게 예식장으로 무상 개방하는 ‘청년 축복 웨딩’ 시범 사업이 이달 7월 결혼식까지도 신청자가 없어 무산 위기에 놓였다.
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청년 축복 웨딩이 외면받고 있다는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3월 2일 자 10면) 이후 도가 추가 신청자를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것이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도청 대회의실과 문화광장 8·15 두 곳을 예식 장소로 제공해 총 12쌍의 예비 부부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었다. 도는 2700만원을 들여 대회의실에 신랑·신부 행진로, 테이블, 의자, 무대, 안내판, 스피커 등 예식에 필요한 필수 인프라 등을 설치했다. 사업 기간은 오는 7월까지였다.
충북도가 당초 계획한 첫 청년 축복 웨딩 결혼식 날은 3월 21일이다. 도는 지난달 20~27일 신청자를 받았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후 이달 초까지 추가 신청자를 받았지만 첫 번째 예식은 결국 치르지 못했다. 7월까지 예정된 전체 예식 일정 역시 신청자가 없다.

청년 예비부부의 관심을 받지 못한 데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은 ‘반쪽짜리 정책’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란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간만 만들어 놓았을 뿐, 정작 주차장이나 대중교통 접근성과 같은 기본적인 기반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들이 오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신청자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도청은 도민 전체를 아우르고 미래 비전을 세우는 본연의 역할이 있음에도, 외관과 치적 쌓기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웨딩 사업이 외면받자 충북도는 사업 기간을 올해 하반기까지 연장하고, 스튜디오 촬영과 메이크업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비부부의 가장 큰 고민인 피로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음료 업체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차장 문제도 인근 충북도의회 신청사 지하 주차장을 활용해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결혼식은 1년 전부터 식장을 정하는데 준비 시간이 촉박했던 점과 식사 부담 등이 원인으로 해석된다”며 “사업 중단 대신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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