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식' 비판에도...BTS 생중계 진짜 속사정 [엔터코노미]
이해정 기자 2026. 3. 24. 06:01
하이브(빅히트 뮤직)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측 추산 10만4000명의 인파가 운집했고, 190개국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로 함께했다. 이번 공연은 BTS의 IP 경쟁력이 건재함을 증명하는 동시에, 이를 성공적으로 중계한 넷플릭스의 라이브 콘텐츠 기술력을 입증한 자리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K팝 아이돌 공연을 대체 왜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중계하는가' 하는 반감도 감지되지만, 실제 현장과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중계는 단순한 '수익 독식' 구도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프라와 자본, 글로벌 유통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왜 국내 플랫폼이 아닌 넷플릭스냐'는 질문으로 모인다. 그러나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각이 현재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중계는 특정 사업자의 의지나 선호라기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해법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요인은 인프라다. 190개국에서 동시 접속이 이뤄지는 초대형 라이브 이벤트는 단순한 영상 송출을 넘어선다. 수천만 명의 트래픽이 동시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끊김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해야 하고, 지연 시간 역시 최소화해야 한다. 공연 전날 진행된 사전 미디어 브리핑에서 브랜든 리그(Brandon Riegg) 넷플릭스 논픽션 시리즈 및 스포츠 부문 VP는 "올해 예정된 라이브 중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최고의 라이브를 위해 축적한 노하우를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고도화된 비디오 인코딩과 트래픽 분산 기술, 3중 안전장치와 다중 장애 복구 시스템, 라이브전용 운용 모드 등 자사 전송 기술을 집약적으로 적용했다. 이 같은 수준의 글로벌 동시 접속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트리밍 인프라를 갖춘 국내 사업자는 사실상 드물다. 이번 중계가 기술력 검증의 장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본 역시 중요한 변수다. 글로벌 동시 생중계는 성공에 따른 경제적 효과만큼이나 실패 시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서버 구축과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현장 운영 인력까지 막대한 비용이 선투자되는 구조인데다, 만약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라이브 이벤트를 두고 "수익성의 문제가 아니라 손실 가능성까지 감당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유통망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미 전 세계에서 3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별도의 유통 채널을 구축하지 않고도 즉시 글로벌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 특히 팬덤이 전 세계에 분포한 BTS의 경우 접근성이 곧 팬덤 결속과 신규 유입으로 이어지는 만큼,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이를 얼마나 빠르고 넓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 콘텐츠·미디어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선택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글로벌 파급력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대체할 수 있는 OTT는 사실상 없다"며 "해외 시청자 접근성과 높은 리쿱(콘텐츠 제작비 대비 수익 회수 비율)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시장 논리상 넷플릭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단순히 '국내 아이돌이니 국내 플랫폼을 써야 한다'는 접근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부문의 지원 역시 플랫폼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된다는 점이 있었기에 정부나 서울시 입장에서도 K컬처 확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문화적 파급력을 고려할수록 글로벌 플랫폼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내 플랫폼들도 콘텐츠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수천만 명의 동시 접속을 전제로 한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경험은 아직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업자 간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규모와 투자 여력에서 비롯된 구조적 차이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순한 '국내vs해외' 구도를 넘어, K-OTT가 선택받을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 단순 지원금만으로 글로벌 플랫폼의 규모의 경제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며 "K-OTT 협력체에 대한 인센티브나 이들과 협업하는 콘텐츠 기업에 대한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 단순 지원금만으로 글로벌 플랫폼의 규모의 경제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며 "K-OTT 협력체에 대한 인센티브나 이들과 협업하는 콘텐츠 기업에 대한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중계 논란은 특정 플랫폼의 선택을 둘러싼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K팝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에 가깝다. 콘텐츠의 국적과 유통 경로가 분리되는 흐름 속에서, 이제 경쟁의 초점은 플랫폼의 국적이 아니라 도달 범위와 확장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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