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도입 거부 노조에 면죄부 준 노란봉투법

이배운 2026. 3. 2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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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 계획이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했다.

기업의 사업상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 마저 노사 갈등의 인질로 붙잡힐 위기다.

기존 법은 '근로조건의 결정'만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노란봉투법에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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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①파업불안 커진 혁신산업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근로조건 아닌 경영판단도 파업대상
피지컬AI 혁명 선제 대응 발목
이대로는 韓산업 글로벌 경쟁력 상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 계획이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했다. 기업의 사업상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 마저 노사 갈등의 인질로 붙잡힐 위기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와 노사관계 전반에 충격을 가할 우려가 큰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 확대, 불법파업 시 손해배상책임 제한 또는 면제가 핵심이다.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문제는 이 법이 하청근로자의 교섭권 강화 등 근로자 보호에만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청취와 사회적 합의를 도외시한 채 성급하게 입법·시행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미래 먹거리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발목을 잡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마다 파업을 동반한 반대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 로드맵을 구체화했지만, 노조는 즉각 “생산 현장 투입 시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법은 ‘근로조건의 결정’만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노란봉투법에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신기술 도입 역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될 경우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노란봉투법에는 하청 노동자에게도 원청과의 직접 교섭 권한을 부여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하청 노조 역시 로봇 도입을 구조조정이나 물량 축소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규탄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서도 노란봉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범퍼 등 전통적인 외장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장부품의 전략적 가치가 낮아지고 중국 부품사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존을 위한 혁신에 나선 것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만 전국금속노조 소속 현대모비스 자회사 노조는 지난 10일 램프사업부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은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이었다. 이들 노조는 그동안 각 소속 자회사와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노란봉투법 시행과 함께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노조와 협의를 반복해야 하고, 하청 노조까지 반발하게 되면 결국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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