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억 낮추면 바로 팔려"…성동구 하락 전환에 집주인 '눈치싸움'

윤주현 기자 2026. 3. 2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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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인근 중개업소.

사무실에는 매도 여부를 고민하는 다주택자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이날 만난 성동구 A 공인중개사는 "방금도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 집주인이 전화해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고 했다"며 "기존 가격보다 낮춰 팔지, 아니면 버틸지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일부 집주인은 매도 대신 실거주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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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출회 속 거래는 선별적…가격 낮춘 매물만 빠르게 소화
"팔까 버틸까" 고민 깊어져…월세 전환·실거주 선택도 늘어
2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아파트 전경 ⓒ 뉴스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1억 원 낮은 가격이면 바로 나가요. 조금 더 기다리신다고요?"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인근 중개업소. 사무실에는 매도 여부를 고민하는 다주택자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이들은 매수 희망 가격과 최근 거래 상황을 묻고 시장 분위기를 살폈다.

이날 만난 성동구 A 공인중개사는 "방금도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 집주인이 전화해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고 했다"며 "기존 가격보다 낮춰 팔지, 아니면 버틸지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성동구 아파트, 2년 만에 하락 전환…1억~2억 낮은 급매물 출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성동구 아파트 가격은 0.01% 하락했다.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2년 만의 하락 전환이다.

이번 하락은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세 부담을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기존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의 계약이 다수 체결됐다.

옥수동 일대 아파트 시장에도 다주택자 매물이 출회됐다. 기존 거래가보다 1억~2억 원 낮은 급매물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빠르게 소화됐다. 빠른 매도를 위해 현장에서 가격을 추가로 낮추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A 공인중개사는 "지금 나와 있는 매물은 대부분 다주택자 물건"이라며 "파크힐스 전용 84㎡의 경우 기존 거래가보다 낮은 25억 원에 나오면 일주일 안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옥수동 B 공인중개사는 "일부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조정하면서 직전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며 "가격만 맞추면 거래는 빠르게 이뤄지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호가는 기존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다주택자가 여전히 매도와 보유 전략을 두고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보유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C 공인중개사는 "급매는 금방 소진되고 기존 가격 매물만 시장에 남아 있다"며 "수요자들도 가격이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면서 최근 거래는 다소 주춤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한강 벨트의 경우 예상보다 다주택자 급매물이 많지 않고, 가격 조정 폭도 크지 않아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매물은 늘고 거래는 더뎌지면서 시장에 쌓이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팔까 버틸까"…월세 전환·실거주 선택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로 지난해 같은 기간(0.21%)의 6배를 웃돌았다. 사진은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안내문. 2026.3.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일부 집주인은 매도 대신 실거주를 선택했다. B 공인중개사는 "서울과 지방에 주택을 보유한 경우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직접 거주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전월세 매물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매도가 여의치 않자 고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난이 이어지면서 고가 월세 계약도 속속 체결되는 분위기다.

C 공인중개사는 "최근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40만 원으로 기존보다 40만 원 오른 조건의 계약이 체결됐다"며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가 월세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흐름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계약 이후 토지거래허가 등 행정 절차에 통상 3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중순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변수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령 1주택자 매물까지 일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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