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기록이 곧 존재 근거…민간 참여 아카이빙 시급”

안현 2026. 3. 2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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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연극 60주년과 2027년 대한민국연극제 춘천 개최를 앞두고 지역 연극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록 구축과 축제 구조 전환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사라지는 공연예술의 아카이빙 필요성과 함께 연극제를 시민 중심의 축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발제에서 기존 대한민국연극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축제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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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서 '강원 연극 발전 포럼' 개최
‘지워지는 예술’ 위기 의식 확산
축제에 문화재단 공식 참여 제안
▲ 강원문화재단은 22일 원주 치악예술관에서 ‘2026 강원 연극 발전 포럼’을 개최, 강원 연극의 미래방향을 심도있게 모색했다.

강원연극 60주년과 2027년 대한민국연극제 춘천 개최를 앞두고 지역 연극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록 구축과 축제 구조 전환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사라지는 공연예술의 아카이빙 필요성과 함께 연극제를 시민 중심의 축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강원문화재단이 22일 원주 치악예술관에서 ‘2026 강원 연극 발전 포럼’을 열었다. 제43회 강원연극제 개막에 앞서 마련한 이번 포럼에는 신현상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박현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김정훈 강원연극협회장, 함두영 원주연극협회장과 최지순·김경태 원로 연극인 등이 참석해 강원연극의 구조적 과제를 짚었다.

포럼의 출발점은 ‘기록의 부재’였다. 발제를 맡은 정은경 문화이음 대표는 “연극은 공연이 끝나면 사라지는 예술이기 때문에 기록이 곧 존재의 근거가 된다”며 지역 아카이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강원 연극은 한국전쟁 중에도 공연을 이어오며 수십 년의 역사를 축적해 왔지만, 극단 단위의 체계적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정 대표는 최근 ‘춘천연극 60년 아카이브전’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연극사의 자료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현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날 공개된 손글씨 대본과 낡은 포스터 등 초기 자료들 역시 훼손이 심해 보존이 어려운 상태로,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고, 사라진 예술은 역사로 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공유됐다.

정 대표는 “공공기관 중심의 수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 주도의 아카이빙과 이를 뒷받침할 교육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공연기록 정리, 디지털 보존 방식 등을 포함한 실질적 교육이 민간을 대상으로 병행돼야 지역 예술의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연극제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라는 논의로 이어졌다.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발제에서 기존 대한민국연극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축제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연극제는 시민이 배제된 채 관계자 중심으로 운영되며 지역에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며 “예산이 투입돼도 도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문화재단의 공식 협력기관 참여’를 제시했다.

2024년 용인에서 열린 대한민국연극제의 경우, 문화재단이 집행위원회와 별도로 운영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재단 내부에 상설 조직과 TF팀을 구성해 연극제 운영에 직접 참여했다.

이를 통해 재단의 인력과 예산을 공식적으로 투입하고, 홍보·마케팅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기획했다.

그 결과 1250석 규모의 개막식이 시민들로 채워지고, 연극제가 지역 축제로 자리잡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연극을 시민에게 체험하게 하는 것은 예술인이 아니라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조직의 역할”이라며 “문화재단이 참여해야 관객 발굴과 축제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극제의 연례화 방안으로 ‘대한민국대학연극제 용인’ 사례도 제시했다. 지난해 2회차를 맞으며 성공적으로 연례행사로 자리잡았고, 전국 79개 팀이 신청해 12개 대학 120여 명이 참여했다. 지역에 머물며 공연·워크숍·교류를 이어가는 체류형 구조로 운영돼, 연극제를 지역 문화생태계로 확장시켰다는 설명이다.

토론에서도 제언에 대한 현장의 공감이 이어졌다.

최지순 원로연극인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되고 용인의 선례가 있는 만큼 내년이 강원연극의 실질적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며 현장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은경 연극평론가도 “자료 부재로 지역 연극사가 구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록이 없으면 역사 역시 인정받기 어렵다.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고 촉구했다.

안현 기자 hyunss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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