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춘계] '빅매치 지배' 안양고 채민혁, “안양고 농구 아직 다 보여주지 못했다”

안양고는 23일 우슬동백체육관에서 열린 제63회 춘계 전국남녀 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 남고부 결승 티켓을 놓고 펼친 삼일고와 승부에서 81-77로 이겼다.
미리보는 경기도 체전 선발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양 팀의 맞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승부가 여러번 뒤집혔다. 마지막에 웃은 건 안양고였다.
팀을 승리로 이끈 건 공격 1, 2옵션인 허건우도 백지훈도 아닌 2학년 채민혁(180cm,G.F)이었다. 채민혁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퍼부었다. 채민혁은 이날 승리 후 “농구를 시작한 이후 결승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얼떨떨하고 실감이 안 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안양고가 접전 끝에 승리했지만 삼일고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단단한 수비와 유기적인 볼 흐름으로 안양고를 쉴 새 없이 몰아 붙였다.
채민혁은 “권대현 형이 돌파, 중거리슛 등 공격력이 뛰어나고, 또 삼일고 자체가 속공을 쉽게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삼일고를 상대로 수비는 어떻게 준비했냐고 묻자“(백)지훈이 형 혼자 빅맨을 따라가고 나머지는 올 스위치하면서 강하게 헷지에 나서는 걸로 준비했다. 그런데 초반부터 리바운드를 많이 빼앗겨 고전했다”고 돌아봤다.
채민혁은 팀의 주축 가드이지만 본래 3학년 허건우와 백지훈을 보조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역할이 달랐다. 군더더기 없는 골밑 마무리 솜씨를 자랑하며 에이스 역할을 자처했다. 실제로 이날 채민혁은 2점슛 성공률 79%(11/14)를 기록했다.
채민혁은 “경기 컨디션이 좋아서 초반부터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 건우 형이 옆에서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준 덕분에 편하게 공격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안양고는 올해 남고부 4강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 평가대로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오르며 강팀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결승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돌이켜보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결선 첫 상대 전주고부터 8강 낙생고, 4강 삼일고까지 모두 접전의 연속이었다. 숱한 난관을 뚫고 결승까지 올라왔기에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닌다.
채민혁은 “위기의 순간들이 많았지만 코치님께서 수비부터 차근차근하자며 다독여주셨고, 또 우리 팀에는 (허)건우 형과 (백)지훈이 형이 있기에 든든하다. 전주고 전에서도 지훈이 형이 골밑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민혁은 높은 에너지레벨과 끊임없는 볼 없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자신의 역할을 묻자 “우선 수비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아직 2학년이기 때문에 공격보다는 수비, 궂은일에 집중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지와 근성이 뛰어난 그의 모습에서 정성우를 보는 듯 했다. 이날만큼은 '안양 정성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실제 롤 모델도 정성우라고 밝힌 그이다. "나는 공수 다 가능한 가드"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공격에선 볼 없는 움직임이 좋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력을 발휘할 수 있다. 평소에 양동근, 정성우 선수의 플레이를 많이 본다. 투지와 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안양고가 전국대회에서 결승 무대에 오른 건 2022년 추계대회 이후 4년 만이다. 안양고의 결승 상대는 올해 고교농구 최강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경복고다.
채민혁은 “상대가 경복이지만 아직 안양고만의 농구를 전부 다 보여주지 못했다. 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냐고 묻자 “동계 때 수비를 많이 연습했는데 지금보다 더 강한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승에서도 형들을 도와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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