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언박싱] 또 말 바꾼 트럼프…이유는?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일촉즉발 위기였던 '48시간의 최후통첩', 그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말을 바꿨습니다.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 타격을 닷새 동안 미루고, 이란과 협상을 하겠다는 건데요.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불과 세 시간 전만 해도 전 세계는 두 가지 시나리오에 떨고 있었습니다.
먼저, 트럼프가 경고한 대로 이란 발전소를 실제 폭격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발전소 공격은 민간인 등 이란 국민 전체에 인도적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발전소가 초토화되면 전기 공급이 끊기고, 상하수도와 의료·통신 등 사회 기반 시스템이 마비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 시각 20일 : "우리가 대화는 할 수 있겠지만, 휴전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상대방을 말그대로 말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 같은 건 하지 않는 법입니다."]
이란도 '눈에는 눈' 식 동반 자살적 보복 공격을 예고했습니다.
걸프 국가들의 발전소는 물론 해수 담수화 시설과 IT 기업까지 구체적 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전쟁의 지옥 문을 열 것이다', '국제법상 전쟁 범죄다', 국내외에서 예상되는 부정적 반응을 트럼프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전 세계가 두려워 한 다음 시나리오는 지상군 투입이었습니다.
이른바 '확전 후 종결' 전략.
전쟁을 더 크게 터뜨려서 빠르게 끝내겠다는 거였는데요.
이미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 해병 등 병력 5천 명이 중동으로 집결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란 남부 해안에 지상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을 강제로 열거나 특수부대를 투입해 핵물질을 탈취하는 안, 그리고 가장 유력한 '하르그 섬' 점령 작전이 거론됐습니다.
페르시아만 안쪽에 위치한 하르그 섬은 이란 원유 90%가 빠져나가는 핵심 수출 터미널입니다.
이 섬을 점령해 이란의 돈줄을 끊고, 협상 테이블에서 더 큰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겁니다.
[스콧 베센트/미국 재무장관/현지 시각 22일 : "(미군 지상군이 하르그 섬을 점령하기 위해 진입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또 다른 장기전의 늪일 수 있습니다.
일시적 점령은 가능하다 해도 대규모 지상군 투입 없이는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발전소 폭격과 지상군 투입, 어느 것 하나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협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위 쿠슈너까지 등판해 이란과의 협상에서 제시할 6대 요구안을 만든 걸로 전해졌는데요.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와 핵 시설 해체,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란의 요구 사항도 까다롭습니다.
즉각적 휴전과 향후 재침공 금지 보장,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등인데요.
문제는 양측 협상안 어느 것 하나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쉬운 게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 시간을 더 벌 필요가 있어 트럼프가 군사 공격을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의 언급이 미국 주식시장 개장을 몇 시간 앞두고 나온 것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최후통첩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주식 시장까지 폭락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트럼프 자신에게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언급에 이란 매체들은 '미국과 대화가 없었다', '트럼프가 또 꽁무니를 뺐다'고 조롱하고 나섰습니다.
이란 정권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오락가락 발언으로 국제적 신뢰를 잃은 트럼프 대통령, 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는 그의 발언은 사실일까요?
사실이라면 그 대화는 극적인 협상 타결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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