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건진 ‘복덩이 2옵션’ 칸터의 KBL 적응기 “코치 챌린지는 줄었으면…”

니콜슨의 공백 속에 더 무거운 몫을 떠안은 칸터는 23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도 끝까지 코트를 지켰고, 삼성은 76-73으로 귀한 1승을 챙겼다. 24점 1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삼성에 이날 승리는 더없이 값졌다. 길게 이어진 7연패를 끊어낸 한 경기였고 남은 시즌을 끝까지 붙들겠다는 의지를 다시 세운 밤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칸터가 있었다.
출발은 조용했다. 1쿼터에는 2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2쿼터 들어 칸터가 깨어났다. 10점을 몰아치며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전체 필드골 성공률(37%)이 썩 높지는 않았지만 포스트에서 적극적으로 1대1을 시도했고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파울을 얻어냈다. 자유투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는 방식이었다. 어려운 흐름 속에서도 삼성이 기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앞서 언급했듯 최근 삼성의 사정은 녹록지 않았다. 이전 경기에선 앤드류 니콜슨의 출전 시간이 짧아지며 칸터에게 쏠리는 부담은 한층 커졌었다. 결국 직전 경기부터 니콜슨의 이탈까지 맞물리며 남은 경기를 홀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그는 2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5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올리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체력과 책임감, 두 가지를 동시에 요구받는 자리다. 누구라도 숨이 찰 만한 시간인데 칸터는 그 시간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다.
경기 후 칸터는 승리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았다. “우선 연패를 끊어서 제일 기쁘다. 항상 우리를 도와주신 팬들한테 승리 꼭 돌리고 싶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들 항상 열심히 해준다. 같이 일하는 분들과 동료들에게 승리 돌리고 싶다.”
니콜슨의 이탈로 더 긴 시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칸터의 표정에는 주저함보다 준비된 사람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오프 시즌에 트레이너분들이 운동을 잘 시켰기 때문에 준비는 돼 있다. 그리고 어쨌든 프로 선수이지 않나.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항상 준비돼 있다는 걸 증명해야 된다. 앞으로도 남은 경기 40분 다 뛰겠다”고 당찬 목소리로 말했다. 삼성이 원하던 프로 선수의 직업의식이었다.
삼성은 시즌 막판 최하위 탈출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플레이오프 꿈은 멀어졌지만 그렇다고 남은 시간이 의미를 잃은 것은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팀의 자존심이자 다음 시즌으로 이어질 발판이 된다.
칸터는 “어쨌든 플레이오프가 목표였다.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부담감까지는 없다. 하지만 나머지 홈 경기가 있는 상대 팀들 중에 우리가 이겼던 상대 팀들이 있다. 그 상대 팀들을 잡으면 그래도 최하위를 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BL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칸터는 한국 농구만의 특징도 이야기했다. 낯선 무대에 적응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 안에서 나름의 과제를 함께 발견한 듯했다.
칸터는 “KBL에서 뛰는 게 정말 행복하다. 하나 덧붙이자면 코트 챌린지가 너무 많다(웃음). 하나 정도는 줄였으면 좋겠다. 경기하면서 감각이 좋은데 그것 때문에 흐름이 조금 꺾인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한편 칸터는 NBA에서 뛰었던 에네스 프리덤의 동생이기도 하다. 형의 존재는 든든한 울타리다. 칸터는 형의 강한 피드백을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형이 있는 게 내게 큰 장점이다. 형은 KBL도 다 챙겨 본다. 그리고 연락 와서 칭찬보다는 피드백을 좀 강하게 준다. 미래에 기회가 된다면 이번 시즌에 한번 서프라이즈로 나타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해 봤다”고 했다.
여러 악재가 겹친 이번 시즌 삼성이지만, 칸터는 행운이자 복덩이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