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들에게 한국은 ‘용광로’ 같은 곳”

“한국에 살거나 오려는 이들에게
여러 분야서 커리어 쌓아가며
인정받고 있다는 메시지 전달
유학생·전문가 계속 증가 추세
소통 넓혀 잘못된 인식 바로잡고
한국에 기여할 계기 마련 기대”
이달 아이콘 발표, 9월 시상식
한국 거주 아프리카인들이 ‘한·아프리카 엑설런스 어워즈’(KAFXA)를 만든다. 경제·경영, 문화, 외교, 영어교육, 스포츠, 미디어, 스타트업, 대학 부문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대상이다. 홈페이지에서 추천을 받아 심사한다. 올해 9월 14개 부문 시상식을 연다. 이달 31일 ‘이달의 아이콘’부터 발표한다.
이 상 집행위원(5명)인 프린스 하만다와나(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조교수)와 샘 오취리(예능인)를 지난 19일 아주대에서 만났다. 오취리는 이날 하만다와나 요청으로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
하만다와나는 “여러 분야에서 아프리카인들 활동이나 성과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인들을 가장 잘 기리고 알리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카메룬 출신 기업인 에드몽 아템켕(집행위원장) 제안으로 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회활동가 벨라 일라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추 무아마도 집행위원으로 참여한다.

하만다와나는 “성과만 부각하려는 상이 아니다. 기린다는 것은 한국에 살거나 오려는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커리어를 쌓고, 성공하고, 인정받고 있구나’ 하는 동기부여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취리도 “아프리카 젊은 세대가 한국에 더 관심을 둔다. K팝 같은 한국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실력도 발휘할 기회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케냐, 가나, 카메룬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명확한 경로도 볼 겁니다. 하나의 본보기가 되죠. 우리가 달성하려는 목표입니다.”
이들은 ‘기여’도 강조한다. 오취리는 “유학생과 각 분야 전문가 수가 계속 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많은 아프리카인이 교육과 경력 면에서 한국 시스템 혜택을 받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사회에 되돌려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때 그들이 얻은 지식과 전문성, 기술을 본국에 적용할 수 있기도 바란다”고 했다.
아프리카인들 간 소통 강화, 네트워크 구축도 상의 목적이다. 하만다와나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프리카인들이 활동하는데, 서로 잘 모른다. 이 플랫폼(상)으로 그들 활동을 조명하면 네트워킹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취리는 “한국에 오기 전 하만다와나의 고국인 짐바브웨에 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아프리카인들에게 한국은 ‘용광로(melting pot)’ 같은 곳이다. 이번 상은 더 많은 재한 아프리카인이 더 서로 잘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국가 아프리카인들과도 연결되기 바란다”고 했다.
하만다와나는 한국에 자리 잡은 전문가다. 아버지는 네트워크 엔지니어였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관한 열정이 생겼다”고 한다. 짐바브웨 국립과학기술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뒤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6년을 일하다 2015년 한국 아주대로 유학왔다. 인공지능 관련 논문으로 2021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박사후연구원, 숭실대 조교수를 거쳐 2023년 아주대에 임용됐다. 지금 알고리즘과 운영체제 등을 가르친다. 아주대 측은 강의 정원이 찰 때가 많고, 강의 평가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제 수업 때 학생들이 동기부여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학생들에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다면 맞닥뜨릴 어려움의 절반은 이미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은 정보기술(IT) 네트워킹 회사 창업도 준비 중이다. 당장은 짐바브웨로 돌아갈 계획은 없다. 대신 방학이면 짐바브웨 국립과학기술대학에서 강의하고,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에 관한 질문에 “2015년 처음 왔을 때 아프리카를 하나의 나라로 아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많은 미디어가 아프리카의 부정적인 면 위주로 보여주고 긍정적인 면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수이자 네트워크 엔지니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한국 생활 초창기엔 신기해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했다. 그는 “정보 부족 때문이다. 모든 건 정보와 연결된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지금 한국에 사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취리는 “요즘 한국 젊은 세대가 여러 플랫폼을 통해 아프리카를 만난다. 사람들을 만나면 ‘다음주 탄자니아 간다, 케냐 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간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아프리카에 관한 인식이 좋게 바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한·아프리카 엑설런스 어워즈가 정보 제공과 인식 전환의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한다.
글·사진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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