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기 받으러 갔다 "기 빨려"…난리난 관악산 요즘 상황

이은진 기자 2026. 3. 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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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운이 안 풀리면 관악산으로 가라" 유명 역술인의 말이 화제가 되면서, 젊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등산로 곳곳이 정체되고, "기 받으러 왔다"가 지쳐서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

한 역술가 말이 SNS에 퍼졌습니다.

관악산, 때 아닌 행운의 성지가 됐습니다.

관악산 입구입니다.

정상까지 85분이 걸린다고 나와있는데, 얼마나 걸릴지 직접 올라가 보겠습니다.

올라가며 만난 사람들, 소문 듣고 온 MZ세대가 대부분입니다.

[최은규/경기 고양시 성사동 : 세 번 올라가서 소원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가지고… 저는 인스타 팔로워 1만명 찍고 싶습니다. 지금 571명이요.]

[전우현/경기 고양시 성사동 : 저는 이제 운수대통하고 올해 한화 이글스 우승입니다. 아자!]

등산복 대신 후드티,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임태은/서울 아현동 : 저도 남자친구 사귀고 싶어서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눈이 높아서 일단은 키가 좀 커야 되고요.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입었지만 20대입니다.

운을 두 배로 부르는 패션이라고 했습니다.

[백미경/28세 등산객 : {이 옷은 동묘에서 한 2천원에서 5천원 정도 가격에 살 수 있어요.} 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할머니네에서 가져왔어요. 일부러 이거 알 큰 거 진주로 꼈고 목걸이도 금목걸이 나비로…]

얘기하며 걷다 보니, 중턱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옆에선 위험한 장면도 보입니다.

미끄러지면서도 스니커즈를 신고 눈 위로 걸어가는 남성.

지난 주말에도 이러다 사고가 났습니다.

[유용인/관악산 상인 : 골절. 헬기 여기 떠가지고, 저쪽에서 넘어져가지고… 자기가 빨리 가려고 추월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건 아니지.]

정상까지 한 시간 반 거리, 두 시간 반만에 올랐습니다.

올라오니 사람이 더 많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한 번 줄을 서면 길게는 한 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서로 찍어주는 게 이곳 문화입니다.

저도 온 김에 한 장 남겼습니다.

제가 이 인증사진 하나 찍는데 4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정회영/경기 부천시 원종동 : 기를 많이 뺏긴 것 같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가지고.]

그래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정회영/경기 부천시 원종동 : 인생이 힘들다? 안 힘든 사람이 있을까요? 그냥…포기하지 않으면 정상까지는 오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그냥 생각 없이 오르자.]

어른들은 그게 인생이라고 다독였습니다.

[양인진/서울 오금동 : 원래 젊은 청춘들은 다 아파요. 자기 마음을 달래는 거죠. 그러면서 이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면서 그러다 보면 진짜 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 초등학생도 인생이 안 풀린다는 형 누나들에게 응원을 건넸습니다.

[김범수/11살 등산객 : 잘 풀릴 거예요. 잘하세요. 힘들어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사랑해.]

저희가 오늘 산에서 만난 시민들이 가장 많이 빈 소원은 가족의 건강과 안녕이었습니다.

그 소원이 쌓이면서 곳곳엔 이렇게 돌탑이 쌓였습니다.

간절한 소원만큼이나 사고 없는 안전한 산행도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화면제공 관악구청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수빈]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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