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20만원' 더 낼 수도…해외여행 준비하다 '깜짝' [플라잇톡]

신용현 2026. 3. 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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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공급 코로나19 이전 넘어서
유류할증료 한 달 새 최대 3배
역대급 공급에도 소비자 체감 가격은 상승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문경덕 기자


올해 하계 시즌 하늘길이 역대 가장 넓어진다. 노선이 늘어나면 공급 확대로 인해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 흐름이지만 올해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오를 전망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유류할증료가 최대 3배가량 뛰면서다. 성수기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로선 항공권 구매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시작되는 하계 시즌 국제선 공급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다. 국제선 245개 노선에서 주 최대 4820회 항공편이 뜬다. 지난해 하계보다 주 37회 늘었고, 2019년(4619회)보다도 4.4% 많은 역대급 공급이다.

 '중국 노선' 확대…일본 소도시 신규 취항'

확대를 이끈 건 중국 노선이다. 중국 남방항공은 인천~중국 노선에 1만2400편, 214만석을 투입한다. 역대 최다 규모로 한중 양국의 비자 완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노선 공급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노선은 다양성이 눈에 띈다. 도쿄·오사카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 소도시 직항이 잇따라 신설됐다. 진에어는 부산~미야코지마 노선을, 에어부산도 시즈오카와 다카마쓰 노선을 새로 선보였다. 에어로케이는 청주~후쿠오카를 하계 시즌 첫날인 29일부터 매일 운항한다. 다음달부터는 청주~기타큐슈 노선을 기존 3회에서 주 10회 운항으로 확대한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 기조 속에 주요 도시 혼잡을 피하려는 여행객과 재방문(N차 방문)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노선 구성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중국 노선 외에도 진에어는 부산~타이중, 아시아나항공 인천~밀라노-부다페스트 등 대만과 유럽 노선도 새로 열린다.

 유류할증료, 한 달 새 12단계 수직 상승

22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모습. 사진=뉴스1


이 같이 노선이 늘어나지만 유류할증료 급증이 관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뛰었다.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한 달 새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MOPS) 급등에 고환율이 맞물린 결과다.

대한항공 기준 인천~뉴욕 노선 유류할증료는 3월 편도 9만9000원에서 4월 30만3000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런던·파리 등 유럽 노선도 7만5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인천~방콕 노선은 3만9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모두 3배 이상 수준이 됐다.

저비영 항공사(LCC)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제주항공은 4월 편도 기준 29~68달러를 부과한다. 이달 9~22달러에서 최대 3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스타항공도 인천에서 출발하는 도쿄·오사카 등 일본 노선이 11달러에서 37달러로, 방콕·나트랑 등 동남아 노선은 20달러에서 60달러로 뛰었다. 티웨이항공도 편도 기준 3만800원~21만3900원으로 이달보다 3배가량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LCC의 경우 할증료를 올려도 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저렴한 항공권이 강점인 LCC의 유류할증료 인상은 소비자 체감이 더 클 수 있다.

 "여행 일정 확정이면 3월에 빨리 발권해야"

18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카운터에서 여행객들이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는 소비자 혼란도 키우고 있다. 같은 일정이라도 언제 결제하느냐에 따라 실부담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여행 일정이 정해진 소비자들은 서둘러 발권하려는 움직임과 예약을 아예 미루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은 그룹 항공권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개별 항공권에 비해 항공료 변동의 직접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일부 단체는 선발권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역대급 공급과 성수기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거는 한편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경계하고 있다. 하늘길은 넓어졌지만 소비자 지갑과 항공사 수익 모두 '유가' 변수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노선이 늘면 공급 증가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복수의 여행사 관계자는 "특히 신규 취항지의 경우 프로모션이 더해져 비용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최근 유류할증료가 최대 3배 인상된 만큼 공급이 늘어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가기는 어렵고,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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