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의 뿌리를 찾는 역사교육 확대에 기대가 크다

강정원 논설실장 2026. 3.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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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자는 수사가 아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 계획'은 학생들이 교과서 속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울산'의 생생한 숨결을 배우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이 계획은 역사 수업환경 조성, 학생 맞춤형 역사 체험·탐구 활성화, 역사 교사 역량 강화, 학교 역사교육 지원 기반 마련 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울산교육청의 역사교육 계획의 핵심은 '현장성'과 '연대'에 있다. 그간의 역사 교육이 중앙정부 중심의 거대 담론에 치중했다면, 울산교육청이 내놓은 '우리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은 우리 곁에 숨 쉬는 역사를 재조명한다. 박상진 의사의 생가에서 독립의 열망을 배우고, 울산노동역사관에서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지역의 자부심을 느끼는 과정은 학생들에게 '울산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심어줄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의 가치를 아는 학생이 비로소 세계를 품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음은 자명한 이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지역적·국제적 외연 확장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부울경 학생 지역 역사 교류'는 동남권의 민주주의 발전사를 함께 공유하며 지역 간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일본을 넘어 중국까지 확대되는 '동북아 역사 교류'는 학생들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모색하는 국제적 안목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역량을 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역사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단을 구성하고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기로 한 점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현장 체험과 교실 수업의 유기적인 결합은 학생들이 역사를 '지루한 암기 과목'이 아닌 '살아있는 탐구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역사교육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나열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그 속에 담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교육청의 의지에 학교 현장의 열정과 지역 사회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울산의 역사교육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울산교육청의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시행돼,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춘 당당한 미래 사회의 주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강정원 논설실장 (mikangjw@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