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반납하는 순간 생계 ‘막막’

정병훈 기자 2026. 3. 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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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에서 만난 고령운전자 정상수(67)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생계형 운전 구조 속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다.

23일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인천지역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2015년 643건에서 2024년 1천43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김태완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고령운전자 사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와 교통환경이 맞물린 결과"라며 "면허 규제 중심의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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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규제 중심 대책‘한계’
교통안전교육장으로 들어가는 고령운전자들 ./사진=연합뉴스
"운전 안 하면 일이 끊깁니다"

인천 동구에서 만난 고령운전자 정상수(67)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용직 일을 하려면 장비를 실어야 해서 운전이 필수"라며 "차를 놓는 순간 생계가 막힌다"고 했다.

이처럼 생계형 운전 구조 속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다. 

23일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인천지역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2015년 643건에서 2024년 1천43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8천84건에서 6천651건으로 감소했다.

전체 사고가 줄어드는 흐름과 달리 고령층 사고만 증가하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 역시 2015년 7% 수준에서 2024년 18%까지 확대되며 교통안전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고령층의 운전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뚜렷하다. 건설 현장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장비 운반과 이동을 위해 차량이 필수적이며 운전을 중단하는 순간 곧바로 소득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택시나 화물차 운전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운전을 계속해야 수입이 유지되는 구조상 고령이 되더라도 핸들을 놓기 어려운 현실이다.

택시 운전사 김모(68)씨는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하려면 결국 운전을 해야 한다"며 "운전을 그만두면 바로 수입이 끊기는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면허 반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운전을 하지 않던 '장롱면허' 중심으로 반납이 이뤄지는 반면, 생계형 운전자들은 제도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반납 시 제공되는 지원금이나 혜택이 일회성에 그쳐 실질적인 이동권 대체 수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이러한 한계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천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장려금을 최대 20만 원까지 지급한다.

김태완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고령운전자 사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와 교통환경이 맞물린 결과"라며 "면허 규제 중심의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나 자동제동 시스템 같은 기술적 대책과 함께, 고령층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체 교통수단을 병행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지원 없이 면허 반납만 유도하는 정책으로는 사고를 줄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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