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먹는다고?” 산 채로 다리만 잘라 ‘내동댕이’…끔찍한 식문화, 지구에 민폐까지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3. 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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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한 개구리 다리 생산 업체 관계자가 개구리를 손질하고 있다.[PETA아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아무도 안 먹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식재료 ‘개구리’. 육류 공급이 부족하던 시절,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된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일상적인 음식으로 개구리 다리를 먹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매년 최대 1억마리가 넘는 개구리가 소비되고 있다.

개구리 다리 요리.[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개구리를 잡아 고기를 얻는 과정에서의 ‘잔혹함’. 식용으로 소비되는 다소 개구리는 목숨이 붙어 있는 채로 가죽이 벗겨지고, 다리가 절단되는 등 잔인한 도살 과정을 겪는다.

포유류와 유사하게 고통을 느끼는 개구리. 하지만 식품이 되는 과정에서, 동물보호 윤리는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그만큼 생산·유통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심지어 고기 생산을 위해 야생 개구리까지 무분별하게 잡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의 한 개구리 다리 생산 업체에서 포착된 개구리 다리.[PETA아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자연 생태계에서 개구리가 줄어들면, 해충 개체수 증가 등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인간의 식탐이 생태계 건강까지 망치고 있는 셈이다.

독일 동물보호단체 ‘프로 와일드라이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매년 냉동 개구리 다리 약 4000톤을 수입하고 있다. 개구리 개체 수로 따지면 최대 2억마리 수준. 그중에서도 75%에 달하는 물량이 프랑스에서만 소비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한 개구리 다리 생산 업체 관계자가 개구리를 손질하고 있다.[PETA아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다른 고기를 대체하기 위한 소비가 아니다. 프랑스에서 개구리 다리는 일종의 ‘전통요리’. 종교적 특성으로 고기를 제한하는 육식 금지 관습이 있던 시절, 개구리 다리를 ‘생선’으로 여겨 먹을 수 있었던 식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생겨난 식문화다. 현재는 일종의 ‘고급’ 요리로 취급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직접 개구리를 키우지는 않는다. 유럽연합(EU)은 현재 상업적 목적의 개구리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각국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식용 개구리 다리를 수입한다. 터키, 알바니아 등 동유럽권도 개구리 다리를 수출하는 국가다.

태국의 한 개구리 다리 생산 업체 관계자가 물에 담긴 개구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PETA아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는 개구리 다리가 생산되는 과정. 실제 글로벌 동물보호단체는 개구리 다리 생산 과정에서, 동물 윤리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잔인한 도살 과정이 핵심이다.

동물보호단체 PETA가 지난 수년간 개구리 농장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다수 농장에서 살아있는 개구리의 가죽을 벗기고, 머리와 다리를 잘라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자연에서 개구리를 잡아, 극도로 비좁은 자루에 가두는 등의 모습도 발견됐다.

PETA는 “작업자들이 칼을 이용해 개구리의 머리와 다리를 잘라냈다. 일부 작업자는 개구리의 머리를 자르기 전에 다리를 먼저 잘라내기도 했다”며 “작업자들이 몸을 난도질하는 동안 많은 개구리들이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고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개구리 다리 생산 업체 관계자가 개구리를 손질하고 있다.[PETA아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개구리는 도살 과정에서 오롯이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유류와 비교해 구조가 단순하지만, 유해 자극을 처리·지각하는 신경 경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 이에 다수 개구리 관련 연구 지침에서도 통증·고통이 예상되는 처치 전에 마취나 진통 처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제가 없는 건 아니다. 최대 개구리 다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또한 법률에서 포획, 사육, 도살 및 운송 과정에서 동물의 복지를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 현장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게 PETA 측의 설명이다.

개구리 다리 요리.[게티이미지뱅크]

도살의 잔혹성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구리 다리 생산·유통 과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종류의 개구리가 이용되는지가 불투명하다는 것. 애초에 식용으로 사육되는 개체 외에 야생 포획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난 2025년 발표된 스위스 로젠대학교 연구팀이 시중에 유통된 34개의 개구리 다리 제품을 분석한 결과, 총 5종 8계통의 개구리 종류가 확인됐다. 그런데 이 중 단 2종만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사전에 확인되지도 않은 개체였다는 것. 최근까지도 생산·유통 과정의 투명성이 담보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개구리 다리 요리.[게티이미지뱅크]

무엇보다 생산지에서 생태학적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생 지역 개체군의 채집이 통제되지 않으며, 개체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구리가 농경지와 습지에서 모기·파리 등 벌레를 먹는 포식자로 역할 하는 것을 고려하면, 악영향이 적지 않다.

우선, 양서류의 채집 능력은 인간의 작물 생산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해충 방제 역할을 하며, 벼와 콩의 수확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기 등 질병 매개 곤충을 잡아먹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병원체 전염을 줄이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또한 ‘2024년 양서류 보전 행동계획’ 보고서를 통해 “양서류가 성충·유충 모기와 파리를 잡아먹는 것으로 말라리아와 뎅기열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인간 대상 전파를 줄이는 데 기여해 왔다”며 “보전 행동은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식용 개구리.[게티이미지뱅크]

실제 개구리 포획으로 인한 자연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에 따르면 개구리 다리 수출국인 터키의 주요 야생 개구리 종, ‘아나톨리아 물개구리’가 이미 멸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종 서식 지역에서 개체군이 50년 이내에 멸종될 위험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주요 소비국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개구리 다리 수입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럽 내부에서는 생태계 유지 등 각종 부작용을 이유로 양서류 포획을 금지하면서, 느슨한 수입 규제로 타국의 생태계 붕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환경단체 ‘로뱅 데 부아(Robin des Bois)’ 등 42개 비영리단체는 지난 2024년 EU 환경부 장관들을 대상으로 한 요구문에서 “EU는 여전히 자국 국경 밖에서 이루어지는 야생 개구리 착취에 책임이 있다”며 “EU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방식으로 도살된 개구리 다리에 대해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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