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일본인 납북자 논의 위해 만나자는 다카이치 향해 “마주앉을 일 없다”

곽희양 기자 2026. 3. 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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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일방적인 의제…실현 불가능한 아집”
다카이치, 트럼프에 “김정은과 만나고 싶은 마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2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일정상회담 의향을 밝힌 데 대해 “만날 의향도, 마주 앉을 일도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수상이 조(북)·일 수뇌회담 실현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일본이 원한다고 하여, 결심했다고 하여 실현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밝혔다.

미·일 정상회담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취재진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지지했다며 “(나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장은 “일본 수상이 우리가 인정하지도 않는 저들의 일방적 의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라면, 우리 국가 지도부는 만날 의향도 마주 앉을 일도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두 나라 수뇌들이 서로 만나려면 우선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관행, 습성과 결별하겠다는 결심부터 서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멀리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구태의연한 사고와 실현 불가능한 아집에 포로되어 있는 상대와는 마주 앉아 할 이야기가 없다”며 “개인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나는 일본 수상이 평양에 오는 광경을 보고싶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냉전 시기 북한이 일본어 교육 등을 위해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건을 말한다. 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일본과 국교를 맺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이후 납치됐던 일본인 중 5명은 북한으로 귀환을 전제로 일본에 일시 귀국했으나 일본은 이들을 영주 귀국시켰다. 일본은 5명 이외에도 12명이 북한에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이미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번지면서 북·일 국교 정상화 시도도 물거품이 됐다.

이후 일본은 북한을 향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인 납치 피해자 귀국을 요구하는 국민대집회’에 참석해 “이미 북한 측에는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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