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정 '결': 문화와 콘텐츠 첫 삽 뜬 '인천뮤지엄파크'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인천이 문화와 예술을 축으로 도시 체질을 바꾸고 있다. 개항장의 역사를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한 축제와 전국 최초 복합문화예술 공간 조성이라는 대형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추진되면서다. 인천은 박물관과 미술관, 공원과 골목, 낮과 밤을 잇는 문화 예술의 무대로 재구성되고 있다. '문화'라는 키워드로 인천의 현재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인천뮤지엄파크는 박물관·미술관·예술공원이 결합된 전국 최초의 시립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3만8천889㎡규모(지하 1층·지상 2층)에 전시·교육·문화 행사를 함께 품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조성된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지난 16일 착공하며 300만 인천시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힐 시작을 알렸다. 이날 착공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의 긴 추진 과정 때문이다.
2016년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부지 기부채납 협약 이후 기본계획·타당성 조사·중앙투자심사를 거쳐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립 박물관·미술관 설립 타당성 평가 통과, 2022년 국제설계공모 '경관의 기억(Memories of Landscape)' 선정으로 본격화했다.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던 인천은 그동안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와 지역 예술인의 창작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지만 번번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했고 부지 역시 미추홀구 옛 인천전문대 자리와 도화오거리 인근 상업용지 등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사업은 매번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들로 시립미술관 건립은 자연스럽게 인천시민들의 오랜 숙원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뮤지엄파크 건립으로 인천은 마침내 '시립미술관 시대'를 열게 된다.
박물관·미술관·공원형 문화공간이 하나의 캠퍼스로 엮인 형태의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을 통해 전시와 교육, 야외 문화 행사가 일상 속에서 이어지는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도시재생 프로젝트라는 의미도 갖는다.
# 국제도시 위상에 걸맞는 문화 인프라의 마지막 퍼즐
인천뮤지엄파크가 들어서는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 53번지 일대는 산업시설과 개발사업이 공존해 온 원도심 지역이다. 인천시는 이번 건립으로 문화예술 거점이자 도시재생의 앵커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산업도시 이미지를 문화와 예술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
인천공항·개항장 관광지구 등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문화관광 허브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에는 약 10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어 국제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꾸준했다.
뮤지엄파크는 이들에게 개항장·송도·영종으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확장시키는 거점이자 300만 시민의 생활권 안에서 누구나 박물관·미술관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국 최초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인 인천뮤지엄파크를 차질 없이 건립해 인천의 품격을 높이고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할 새로운 문화의 심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문화 경쟁력을 공간과 콘텐츠로 풀어내겠다는 전략이 응축돼 있다.

인천 개항장은 1883년 개항 이후 서양 문화와 상업, 음악이 유입되며 근대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공간이다. 제물포구락부를 비롯해 외국인 사교 공간에서 서양 음악 공연이 열리던 역사는 음악과 공연 문화의 출발지였음을 보여준다. 인천시는 이 과거의 시간을 현대 문화와 결합해 개항장 일대를 '역사와 음악이 만나는 도시형 문화축제' 무대로 다시 열고 있다.
지난해 6월 개항장 일대의 인천시민애집과 옛 화교점포, 상상플랫폼, 라이브 클럽 등에서 '2025 라이브로드 페스타'를 처음 개최해 3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원도심 축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올해는 이를 확대해 공연과 로컬마켓, 체험 프로그램이 결합된 축제로 진화한 '인천 개항장 페스타'를 선보인다.
# '개항장 문화주간'이 여는 원도심의 밤
인천시는 본격적인 페스타에 앞서 24~29일까지를 '개항장 문화주간'으로 운영한다. 문화주간 기간에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개항장 일대를 거닐며 음악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개항장 일대 라이브클럽과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공연이 이어지며 방문객들이 공연과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는 27일에는 개항장 라이브클럽을 거점으로 한 '클럽데이'를 연다. 특히 제물포구락부에서는 'Gritty Kitty'를 인천맥주호랑이에서는 '유웬타'와 '산보' 등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과 공간을 즐기는 방식으로 운영돼 기대를 모은다.

이번 페스타의 핵심 프로그램인 '1901 라이브로드 페스타'는 개항기 서양음악의 교류 발상지인 인천 제물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기획된 도심형 음악 축제다. 3월 28~29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상상플랫폼 메인 무대에서 진행된다.
국카스텐·크라잉넛·QWER를 비롯해 재즈·록·국악·EDM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개항장의 밤을 라이브 음악으로 채우며 역사 공간을 대중음악 축제의 무대로 전환한다.
상상플랫폼 곳곳에서는 로컬 브랜드 약 40개 팀이 참여하는 '제물포웨이브마켓'이 운영된다. 지역 먹거리와 공예, 체험 콘텐츠가 결합된 이 로컬 문화마켓은 방문객이 개항장만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구성됐고 누들 전시 등 지역성을 살린 체험형 팝업 전시가 더해져 공간 전체를 하나의 '열린 박물관'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골목과 상권, 문화공간이 동시에 숨 쉬는 도시형 축제로 구성했다.
이선호 시 글로벌도시국장은 "개항장 페스타를 통해 시민들이 인천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축제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다인 기자 d00n@kihoilbo.co.kr
사진=<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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