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이브리드, 고유가에 더 잘 나간다…현대차·기아 누적 500만대 판매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6. 3. 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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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이어 두번째 세계기록
니로 HEV 77만대 팔려 1위
투싼 등 SUV가 해외판매 주도
美 현지생산 늘려 관세대응
전기차 캐즘 버틸 효자차 부상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현대차]
현대자동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HEV) 모델 글로벌 누적 판매가 500만대를 돌파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기조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친환경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HEV로 이동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시장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며 친환경차 라인업을 더욱 공고히 꾸려나갈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월 말 기준 누적 502만1567대의 HEV를 판매했다. 이는 2009년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후 18년 만의 성과다. 세계적으로도 HEV 500만대 판매를 기록한 브랜드는 도요타를 제외하면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누적 판매 확대를 넘어 친환경차 전략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HEV가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파워트레인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9년 첫 출시 당시 6312대를 판매한 후 2016년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 니로 등 전용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서 연간 판매 11만1889대로 처음 10만대를 돌파했다. 이어 2017년에는 20만8899대로 급증하며 연간 판매 20만대 시대를 연 뒤 2021년에는 36만6665대로 증가했다. 특히 2021년에는 해외 판매가 21만7506대로 국내 판매 14만9159대를 크게 앞질렀다.

2022년엔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며 연간 판매가 50만9046대로 처음 50만대를 넘어섰다.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글로벌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본격 투입된 것이 주효했다.

2025년에는 112만4811대로 사상 처음 연간 10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2025년 해외 판매는 75만4150대로 전체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

무엇보다 누적 100만대 판매까지 11년이 걸렸지만 이후 300만대까지는 5년, 400만대까지는 1년으로 단축되며 성장 가속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판매를 보면 국내 186만2523대, 해외 315만9044대로 해외 비중이 63%에 달한다. 초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지만 점차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며 해외 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277만641대, 기아가 225만92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중대형 세단과 SUV 중심으로, 기아는 니로와 스포티지 등 SUV 라인업을 기반으로 균형 있는 성장을 이어왔다.

차종별로는 레저차량(RV) 중심 성장이 두드러진다. 니로 HEV가 77만5161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투싼 HEV(75만8566대), 스포티지 HEV(54만4087대), 쏘렌토 HEV(43만2589대)가 뒤를 이었다. 상위권 대부분이 SUV 모델로 구성되며 시장 추세 변화를 반영했다. 세단 중에서는 쏘나타 HEV가 38만9437대로 유일하게 상위권에 포함됐다.

현대차·기아는 라인업 전략에서도 지속적인 확장을 이어왔다. 아반떼 HEV, 쏘나타, K5, 그랜저 등 세단에서 SUV와 R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했다. 최근에는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를 비롯해 카니발과 스타리아 등에도 HEV를 적용하며 전 차급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향후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생산 확대다. 현대차·기아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낮추고 수요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아는 조지아 공장에서 텔루라이드 HEV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에서도 HEV 생산에 돌입한다.

HMGMA에서 생산될 첫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스포티지 HEV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후 생산 차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북미 시장에서 HEV 판매량을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울러 멕시코와 인도 등 주요 해외 생산 거점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글로벌 공급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HEV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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