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부터 이우환까지…가슴 떨리는 巨匠들의 향연

최명진 기자 2026. 3. 2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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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웅미술관 ‘하정웅컬렉션 1993-2018’展 >
‘기증, 시대의 증언’, ‘판으로 새긴 세계’, ‘사유의 시간’ 세 개 섹션
작품 넘어 수집 과정·기록까지…작품 36점·아카이브 자료 선봬
이우환作 ‘Dialogue’
마르크 샤갈作 ‘파리의 기억’

전화황作 ‘미륵보살’

이우환, 박서보, 유영국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작품부터 피카소, 샤갈, 달리, 앤디 워홀 등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서양 현대미술 작가들의 판화까지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하정웅컬렉션 1993-2018’ 전시다.

이번 전시는 하정웅 명예관장이 1993년부터 2018년까지 8차례에 걸쳐 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천603점 가운데 주요 작품 36점을 선별해 보여준다. 이와 함께 관련 아카이브 자료도 소개한다. 작품뿐 아니라 수집의 배경과 기록까지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컬렉션은 작가를 향한 개인적 관심과 지원에서 출발했다. 한때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하 명예관장은 재일 작가들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수집해 왔다. 전화황을 시작으로 조양규, 송영옥, 문승근 등으로 이어지며 폭을 넓혀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함께 작가의 삶을 보여주는 자료도 공개된다. 작품 기증 당시 운송 서류와 작가와의 서신 등은 단순한 부속 자료를 넘어 컬렉션이 형성된 과정을 보여준다.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기증 도록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기증, 시대의 증언’, ‘판으로 새긴 세계’, ‘사유의 시간’ 세 개 섹션으로 나뉜다.

먼저 ‘기증, 시대의 증언’에서는 재일 작가들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통해 컬렉션의 출발 배경을 짚는다. 하 명예관장의 수집으로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서도 조명받지 못했던 작가들 작품이 미술관 소장품으로 편입됐으며, 이번 전시에서 그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판으로 새긴 세계’에서는 1999년 2차 기증을 중심으로 구성된 판화 작품을 선보인다. 피카소, 달리, 샤갈, 워홀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판화가 지닌 복수성과 대중적 확장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유의 시간’ 섹션은 한국 추상미술 작가들의 작업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이우환, 박서보, 유영국 등의 작품을 통해 반복과 물질성, 화면 위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따라가며 사유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공간은 조도를 낮춰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천천히 머물며 사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컬렉션을 ‘작품의 집합’이 아니라 ‘형성 과정과 정신’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하 명예관장은 작품뿐 아니라 작가의 자료와 기록까지 함께 수집하며, 개인의 선택을 공공의 자산으로 확장해 왔다.

김명지 학예연구사는 “재일 작가들의 작업이 컬렉션으로 축적되고 전시를 통해 알려지면서 연구와 대여 요청도 점차 늘고 있다”며 “하정웅컬렉션이 한국 근현대미술의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미술관과 컬렉션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1월25일까지 이어진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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