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컷오프’ 주호영, 선택의 기로…수용·재심·무소속·‘한동훈 연대’까지 ‘다층 시나리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갑)을 대구시장 경선에서 배제(컷오프)하면서 향후 주 부의장의 행보가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대구 정치의 상징성과 풍부한 의정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 경선에서 배제된 것은 단순한 공천 결과를 넘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컷오프를 둘러싸고 정치적 판단과 향후 보궐선거까지 고려된 '교통정리'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주 부의장의 선택지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처럼 복합적인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주 부의장의 선택은 대구 정치 지형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개인의 진로를 넘어 대구 정치 지형과 보수 진영 재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결정 수용"…당내 입지 유지
가장 안정적이고 조용한(?) 선택지는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고 당에 잔류하는 방안이다. 갈등을 확대하지 않고 당내 기반을 유지하면서 향후 정치적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다. 이 경우 주 부의장은 중진으로서의 상징성과 영향력을 유지하며 차기 총선이나 당내 권력 재편 국면에서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배수진을 쳤던 주 부의장에게는 사실상의 '정치적 퇴장' 권고로 읽힐 수 있어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당이 요청하는 '더 큰 역할'을 기다리는 방안이지만 주 부의장이 이미 불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물 건너 간 수'로 읽힌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 투쟁, 재심·당내 절차…경선 복귀 시도
주 부의장이 이미 예고한 대로 사법적 판단과 당내 이의신청 절차를 밟아 경선 참여를 다시 노리는 시나리오다.
이미 일부 탈락 후보들이 재심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주 부의장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공천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당내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 동시에 경선 복귀에 성공할 경우 '정치적 피해자' 이미지를 통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사법적 판단이 남은 6명 후보들의 예비 경선이 종료되기 전에 나올지 등이 변수다. 종료되기 전에 나온다면 경선에 참여해 성적표를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정면 승부…무소속 출마 및 '한동훈 연대' : 보수 진영의 대지진
가장 강경한 선택지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다.
대구에서 오랜 정치 기반을 구축해 온 만큼 일정 수준의 득표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되는 위기에서 일찍부터 탈당을 언급했고, 공천 논란 속에서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른 선택의 길도 열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파괴력이 큰 시나리오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다. 주 부의장이 시장 후보로 나서고, 그의 지역구(수성갑) 보궐선거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주-한 무소속 연대'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 의원은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컷오프가 되면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도 강행할 가능성이 꽤 있겠구나 느꼈다"고 밝혔다. 신 전 의원은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나가면 대구 수성갑 자리가 빈다"며 "그러면 빈 수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주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에게 출마 권유를 해서 대구에서 무소속 연대로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제안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와 당내 공천에 반발한 주 부의장이 손을 잡을 경우, 대구는 '국민의힘 vs 무소속 연대 vs 민주당(김부겸)'의 전례 없는 3파전 격전지가 된다.
대구는 물론 전국 정치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공천 배제'라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컷오프 당한 후보들과 '반공천' 전선을 형성하는 구상도 가능하다. 이는 중앙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핵폭탄급' 시나리오로 이 경우 당과의 관계는 사실상 단절 수순을 밟게 된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는 보수 표 분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다.
◆무소속 출마 후 '보수 단일화'…절충형 전략
또 다른 현실적 시나리오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한 전 대표와의 연대에는 선을 긋고,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초반에는 독자 세력화를 시도하면서도 선거 막판 보수 진영 단일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노리는 '절충형 전략'으로 평가된다.
한 전 대표와의 연대는 당과의 영원한 결별을 의미하기에, 주 부의장이 '보수 승리'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줄 수 없다'는 논리로 지지층을 결집시킨 뒤 본인의 정치적 체급을 증명하며 당당히 복당하는 길을 노리는 정무적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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