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이용당한 BTS? 광화문 공연 연출 참사에 음방 PD ‘의문의 1승’[스경연예연구소]

강주일 기자 2026. 3. 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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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광화문광장 공연. 연합뉴스.

“넷플릭스 정말 실망입니다. 유명한 감독 데려왔다길래 기대했더니 현장감 1도 없어서…명품 가수 공연을 그렇게 망치다뇨.”

아미들이 분노했다. 지난 21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진행된 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이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의 연출 미숙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K팝의 정수를 담아내기엔 플랫폼의 이해도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음방 피디 데려와라”…카메라 워킹에 분통

23일 글로벌 OTT 플랫폼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1일 생중계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은 넷플릭스 영화 및 콘서트 부문 집계 대상 89개국 중 7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BTS의 정규 5집 앨범 ‘아리랑’ 또한 발매 첫날에만 398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K팝의 새 기록을 썼고, 3년 9개월의 공백에도 무대 위 멤버들의 역량은 여전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은 이번 컴백 공연을 두고 “넷플릭스가 BTS라는 거대 IP(지식재산권)를 자신들의 콘텐츠 홍보용으로만 이용했을 뿐, 정작 무대의 완성도에는 무관심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넷플릭스의 중계 방식과 연출력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대한민국 음악방송 관계자들의 정교한 연출과 비교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누리꾼들은 “K팝의 생명은 칼군무와 멤버별 포인트 안무를 잡아주는 카메라 워킹인데, 넷플릭스는 뜬금없는 풀샷과 정적인 롱테이크로 공연의 박진감을 다 죽여놨다” “엠카 PD 데려오세요” “음방 PD 의문의 1승” “무대는 휑하고 관객석마저 초라해 보였다” “아티스트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사운드도 별로고, 현장이 빈약해보였다” “시청앞에 모여있는 아미들은 잡아주지도 않고, 넷플릭스 로고만 부각시키는 앵글만 수차례 나와” “자막 대 참사” “방탄에 대한 이해도 없고, 공연 무대에 대한 이해도 없고, K팝에 대한 이해도 없네요” “전세계에 방송됐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막드 시작에 제이홉 발을 안찍다니, 망한거죠” “넷플릭스에 이용당한 BTS”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비판은 현장에 참석한 팬들의 직캠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며 더욱 거세졌다. 실제로 집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한 아미는 스포츠경향에 “넷플릭스로 생방을 보는데 탄이(BTS의 애칭)들이 뭔가 설렁설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놀라서 X(구 트윗)과 유튜브 영상을 보니 전혀 아니었다. 실제로는 거의 작두 탄 수준의 안무더라. 이건 현장감을 못 살려낸 명백한 연출진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펼쳤다. 사진공동취재단

■ K팝에 대한 이해도 제로…넷플릭스 홍보만

BTS컴백쇼는 지난해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연출했던 세계적인 공연 감독 해미시 해밀턴이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림픽, 오스카와 그래미 등 유명 시상식을 여러차례 맡아 ‘라이브 이벤트의 제왕’이라 불리는 그이지만, K팝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진 듯하다.

방송 관계자 A씨는 “K팝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시각적 예술의 극치인데, 글로벌 플랫폼이 이를 단순히 ‘해외 팝스타의 공연’ 정도로 치부하고 접근한 결과가 이번 참사”라며 “차라리 국내 베테랑 연출팀에게 전권을 맡겼으면 더 좋은 공연이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사녹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내 음악방송 등에서 ‘사전녹화’를 하는 것은 안정적인 방송 품질 때문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 후 필요한 장면이나, 멤버별 최상의 퍼포먼스를 선별해 생방에 녹이는 시스템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펼쳤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다른 방송 관계자 B씨 역시 어설픈 카메라 워크를 지적했다. 그는 “방송이나 공연에서의 카메라 워크는 기록 이상의 역할을 한다. 그 음악에 대한 해석을 해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번 BTS 공연은 가사에 대한 이해, 안무 동선에 대한 이해가 1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저작권이나 서울시 허가 문제, 신곡 노출 등의 문제로 사전녹화 시스템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었겠지만, 동선 협의 문제 등을 미리 정리하지 못한 것은 K팝 전문가의 디렉션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K팝 한 공연 관계자 C는 무대 설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관객석이 길게 자리했고, 중간에 LED를 설치했지만 앞쪽 관객 말고는 BTS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이벤트성으로 멤버들이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는 등의 동선을 만들어서라도 멀리서 온 관객에게 얼굴을 보였어야 했다. 이런 형태는 굉장히 일방적인 공연이고 이렇게 연출하기 쉽지 않다. 한마디로 관객에 대한 성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BTS광화문 공연은 거대 자본과 플랫폼의 권위가 K팝 특유의 디테일과 감성을 대체할 수 없음을 증명한 사례가 됐다는 분석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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