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카이치 발언 후 '6일간 침묵' 뒤 대규모 인지전 공세…'참수' 발언이 결정적

도쿄(일본)=이경 2026. 3. 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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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AI 분석…시진핑 주석 직접 지시로 강경 대응 선회
주오사카 총영사의 '참수' 발언이 결정적 도화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사와 AI 스타트업 사카나 AI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전개된 중국의 대일(對日) 비판 양상을 공동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를 둘러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국회 답변 직후 중국 정부가 6일간의 전략 검토를 거쳐 대규모 인지전(認知戰)을 전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지전은 상대의 인식·신념·의사결정 체계를 조작해 비합리적 판단이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비살상적 정보·심리·사이버 작전의 총칭이다. SNS 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권위주의 국가가 SNS 등 인터넷 언론 공간을 무대로 펼치는 인지전의 실태를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7일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답변 직후 단계에서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의외로 사태를 관망하려 했다고 밝혔다. 당시 지도부는 "다카이치 총리를 격렬하게 공격할 필요는 없다"며 관망을 지시했다. 중국은 대만 봉쇄 시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는 답변에 대해 일본 정부에 항의하면서도, 총리가 사흘 뒤인 10일 "특정 사례를 상정해 명언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밝히자 "자세의 변화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처럼 사태를 크게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복잡한 내부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가 커지면 총리 발언 직전인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성사된 중일 정상회담 자체가 '판단 미스'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고, "정상회담을 제안했던 왕이 외교부장 등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상황을 피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카나 AI의 분석에서도 공산당 계열 계정의 대일 비판 게시물은 7~9일 사이 수 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급전직하한 것은 13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하면서부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때를 기점으로 태도를 돌변해 급격한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스기 대사의 초치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지시한 것이다. 왕 부장 등이 "의도적인 도발이며 가장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시 주석에게 진언한 데다, 외교부의 대응이 유약하다는 중국 내 인터넷 여론까지 가세하며 강경 선회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특히 8일 쉐젠 주오사카 총영사가 자신의 SNS에 총리를 겨냥해 '참수'를 언급하는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일본 국내에서 그를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기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쉐젠 총영사의 이례적인 게시물로 여론이 크게 반응하자 (문제를 덮으려던) 왕 부장 등도 이 사안을 시 주석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는 이것이 대일 비판의 '신호탄'이 되었으며, 공산당 계열 약 60개 계정의 게시물 수는 19일경 평소의 10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내부의 의사결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분석 결과가 정황상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평가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의 정확성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인지전이 단순한 여론 조작을 넘어 국가 간 신뢰를 저해하고 상대 사회의 분열을 획책하는 '제6의 전장'으로 진화했다고 경고한다. 특히 대만 총통 선거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민감한 현안마다 정교한 일본어 포스팅을 앞세운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와시마 신 도쿄대 교수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중국의 여론 공세가 급속히 정교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중국의 의도를 정밀하게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국의 정당한 대응 논리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