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풍력발전기 화재로 산불 확산…3명 사망에 안전관리 논란 재점화

곽성일 기자ㆍ최길동 기자 2026. 3. 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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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전도 이어 화재까지 잇단 사고 발생
노후 설비·형식적 점검 지적에 전수 안전진단 요구 확대
▲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 프로펠러 부분에서 화재가 나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어 확산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23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풍력발전 설비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불은 오후 1시 11분께 발생했으며, 프로펠러(블레이드) 부위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소방 당국은 헬기 11대와 진화 차량,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서는 풍력발전기 공급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이들은 작업을 하러 풍력발전기에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개별 사고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화재 풍력발전소는 지난달 2일 발전기를 지지하는 기둥이 꺾이면서 지상으로 떨어진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단지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뒤 영덕군은 원인 조사 때까지 단지 내 발전기 가동을 중지하고 전문가 합동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지는 2005년 준공돼 24기의 발전기로 운영돼 왔다. 일부 보도에서는 단지 내 설비가 설계수명 20년을 넘긴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설계수명 경과가 곧바로 법정 교체 의무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운전 가능 여부는 유지보수와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문제는 전도 사고 직후 안전진단에서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보도까지 있었는데 한 달여 만에 다시 화재와 산불 확산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단순한 외관 점검이나 형식적 진단을 넘어 블레이드, 타워, 전기계통, 제어장치, 윤활유·유압계통 등 화재 취약 부위까지 포함한 정밀 전수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화재 현장에서는 인근 하천 오염을 막기 위해 흡착포와 오일펜스까지 설치됐다. 이는 풍력발전기 화재가 단순 설비 손상에 그치지 않고 산불 확산, 환경 오염, 인근 통행 안전 문제까지 함께 불러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지 능선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특성상 불이 한 번 옮겨붙으면 접근이 쉽지 않아 초기 대응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영덕 풍력단지뿐 아니라 유사한 노후 풍력설비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 원인은 진화 이후 조사로 가려지겠지만, 잇단 사고가 확인된 이상 '노후 여부를 포함한 설비 상태'와 '점검 체계의 실효성'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영덕군은 이날 오후 5시 신규 원전 유치 신청을 하려다가 이번 사고 여파로 일단 무기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