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4000억 CB 접고 조달 새 판 짜는 SKIET…SK이노 보증 등판

이건엄 2026. 3. 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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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규모 무이자 CB 철회하고 론 조달 검토
다수 금융기관 모으는 신디케이트 론 방식 유력
지급보증 나선 SK이노…모회사 지원 의지 확고
우량한 신용보강 앞세워 조달 금리 대폭 낮출 듯
이 기사는 2026년03월23일 15시0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전격 철회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이하 SKIET)가 론(Loan)을 통한 자금 조달로 선회한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의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도를 보강하고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재무체력이 약화된 상황 속에서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오는 4월 중 론(Loan)을 통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지급보증을 제공해 신용을 보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SKIET는 이번 조달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존 차입금에 대한 차환(리파이낸싱)과 필수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신디케이티드 론은 2개 이상의 다수 금융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융자해 주는 집단 대출을 의미한다. 주로 단일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자금을 기업이 조달할 때 활용된다.

주간사 역할을 맡은 금융기관이 주도적으로 대주단을 구성하고 대출 금리와 만기 등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은행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개별 협상을 벌일 필요 없이 한 번에 거액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주단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 역시 거액 대출에 따른 부실 위험 부담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는다.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SKIET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우량한 지급보증을 앞세워 대주단의 위험을 낮추고 금융기관을 끌어모으기에 최적화된 차입 방식이라는 평가다. 이외에 한도대출(크레딧 라인), 자산이나 프로젝트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는 구조화 금융 등도 거론된다.

이번 조달 과정에서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가장 큰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우량한 신용도를 갖춘 모회사가 신용 보강에 나서는 만큼 조달 금리 인하라는 확실한 이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SK그룹 차원의 고강도 사업 재편(리밸런싱) 기조 속에서도 모회사가 자회사의 우발채무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는 지원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전기차 캐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재무적 체력이 둔화된 상태다. 앞서 외화 차입금과 관련해 재무비율 요건 미충족으로 대주단으로부터 기한이익상실(EOD) 적용 유예(웨이버)를 받기도 했다. 재무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신규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서는 대주단이 요구하는 확실한 상환 재원 확보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이번 결정을 단순한 CB ‘발행 실패’가 아닌 ‘전략적 선회’로 평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가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현실적인 차입 방안으로 조달 전략을 발 빠르게 수정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SKIET는 4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하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수익률(YTM)을 모두 0%로 설정, 만기 5년에 2년 6개월 후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조건을 내세웠다.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소 2년 반 동안 무이자로 자금을 내어줄 투자자를 찾기에는 시장 눈높이와 괴리가 컸고, 기관 수요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미발행 결정을 내렸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경색 속에서 자체 신용만으로 무리한 조달을 추진하기보다 든든한 모회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금리 메리트를 챙기는 것이 정공법”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지급보증이 더해지면 대주단 모집과 금리 협상이 한층 수월하게 진행돼 상반기 내 안정적으로 자금이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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