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립 금지 종지부 찍는가 했더니’… 3개월 만에 예외 적용 ‘논란’

이홍석 2026. 3. 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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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 등 3개 시·도, 16만3000t 한시적 허용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 무너져 비난 사
산적한 생활폐기물 모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종지부를 찍는가 했더니 불과 3개월만에 ‘예외’로 돌아섰다.

16만3000t의 폐기물이 3개월만에 다시 허용된 것이다. 이를 놓고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등은 지난 22일 공공 소각시설 정비 기간 수도권 생활폐기물 16만3000t을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하는 방안에 대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했다.

다만, ‘생활폐기물을 바로 매립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고시’에 따라 재난 발생, 폐기물처리시설 가동 중지 등의 불가피한 상황이 이뤄질 경우 직매립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후부와 3개 시·도는 공공소각시설 가동중지에 따라 직매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민간위탁 의존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수도권 3개 시·도는 직매립량을 최근 3년 평균 공공 소각시설 정비 기간 매립량(18만1000t)보다 10%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각 시·도의 허용 매립량은 서울 8만2335t, 인천 3만5566t, 경기 4만5415t이다.

정승환 인천시 환경국장은 “공공소각시설 정비기간에도 생활폐기물이 안정적으로 처리되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인천시는 할당량보다 더 감축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량을 최소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 ‘예외 적용’을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 검단 주민들은 “소각장 건설이 늦어졌다는 핑계로 또다시 검단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주민들에 대한 기만이며 사회적 합의의 명백한 파기”라고 비판했다.

인천 검단구청장 김진규 예비후보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유예는 또 다른 유예를 부를 뿐”이라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각 지자체는 스스로 폐기물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검단을 더 이상 수도권의 쓰레기통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2026년 직매립 금지’ 원칙을 예외 없이 이행 ▷독소 조항 ‘시행령 유예 근거’ 즉각 삭제 ▷검단구 출범에 맞춰 매립지 관리권의 완전한 이관 준비 등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주도한 직매립 금지 조치는 폐기물 처리의 패러다임을 ‘소각·재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상징적 정책이었다”며 “그러나 시행 초기부터 대규모 예외 적용이 이뤄지면서 정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외 허용은 법령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소각시설 부족, 대체 처리 인프라 미비, 긴급 상황 대응 등은 예외 적용의 대표적 사유다.

실제로 수도권 다수 지자체는 소각장 포화 상태와 주민 반발에 막혀 신규 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예외’ 적용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먼저 시행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예외’의 규모와 속도다. 3개월 만에 16만3000t이 허용됐다는 것은 단순한 보완 장치 수준을 넘어 사실상 정책 유예에 가까운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 시행 직후부터 대규모 예외가 반복된다면, 현장에서는 이를 ‘원칙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정책 신뢰도의 훼손이다. 직매립 금지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도 맞물린 핵심 정책이다.

하지만, 예외 적용이 상시화될 경우 주민과 지자체 모두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정책 추진 동력 자체가 약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확충 없이 규제부터 강화한 ‘선(先) 규제-후(後) 보완’ 방식이 현실과 충돌했다”며 “특히 수도권의 경우 폐기물 발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처리시설 확충은 지역 갈등에 막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번 예외 허용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다”라며 “수도권 폐기물 정책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진정한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선언이 아닌 실행을 뒷받침할 구조적 해법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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