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韓 진출설’ 구글 웨이모 타보니…옆 차가 차선 밟자 반사적으로 경적, 0.001초의 지연도 없었다
와이퍼 레버 만지자 즉각 경고전화 걸려와
옆 차량 침범에 재빨리 핸들 꺾어 충돌 막아
비결은 카메라·라이다·레이더…센서 ‘범벅’
6세대는 카메라 29대→13대로 대폭 줄여
日 도쿄에도 출시…韓 진출 묻자 답변 거부


[헤럴드경제(샌타클래라)=김현일 기자] “차량 내 제어장치를 만지면 자율주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주행 중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호출을 취소합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운전대 옆의 와이퍼 레버를 움직이자 곧바로 콜센터에서 차량으로 연락이 왔다.
웨이모 직원은 “제어장치를 만지지 않기로 한 것은 이용약관에 명시된 사항”이라며 “만지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웨이모 앱을 설치하고 차량을 호출해봤다.
새너제이와 샌타클래라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전역은 작년 말부터 웨이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가 본격 도입돼 거리에서 쉽게 웨이모 차량을 볼 수 있었다.

호출 6분 만에 재규어 I-페이스 기반의 5세대 웨이모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폰 앱에서 ‘잠금장치 해제’ 버튼을 누르자 손잡이가 튀어나왔다. 문을 열고 탑승하니 좌석의 등받이 각도와 레그룸(다리 공간)은 미리 앱에서 설정한 대로 맞춰져 있었다.
차량 모니터나 앱에서 ‘Start Ride(주행 시작)’ 버튼을 누르면 드디어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시작된다.
슬슬 출발하던 찰나 전방에 보행자가 등장하자 웨이모가 속도를 천천히 줄였다. 보행자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다시 속도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부드럽게 핸들을 꺾으며 차도에 진입했다.
웨이모는 교통량이 많지 않은 구간에선 최대 45마일(72㎞/h)까지 속도를 올리며 비교적 빠르게 주행했다. 그러다가 차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교차로 사거리에 진입한 순간 살짝 긴장이 됐다.
전방에는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웨이모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앞차와의 적정 간격을 유지한 채 정차했다.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 다시 속도를 내며 교차로를 안전하게 통과했다.

전방의 차량 움직임이나 신호등 색깔 변화를 인식한 뒤 다음 동작으로 옮기기까지 거의 지연 시간을 느끼지 못했다. 급가속이나 급제동도 없었다.
다시 사거리에 다다르자 이번엔 좌회전을 위해 깜빡이를 켜고 부드럽게 1차선으로 옮겼다. 주행 중 옆 차량이 앞에 끼어들려고 하자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오른쪽에서 나란히 주행하던 차량이 차선을 밟으며 급격히 다가오자 웨이모가 처음으로 경적을 울렸다. 혹시 모를 충돌을 피하기 위해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정도로 핸들을 왼쪽으로 살짝 꺾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목적지 인근에 도착한 웨이모는 갓길에 정차하고 핸들 정렬까지 능숙하게 마친 뒤 기자를 내려줬다.
요금은 22달러. 우버나 리프트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8.85㎞ 거리를 이동하는 데 약 20분이 걸렸다.
다만 후진으로 차를 돌려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T자 구역에서도 후진 대신 굳이 멀리 돌아가고, 승·하차 위치 설정이 제한돼 타는 곳까지 걸어가거나 목적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곳에 내려주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구글의 내부 프로젝트로 첫 발을 뗀 웨이모는 2020년부터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레벨4)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지역도 2017년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시작으로 2024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도시로 확대했다.
웨이모의 컴퓨팅 팀을 이끌고 있는 다니엘 로젠밴드 리더는 지난 18일 엔비디아 주관으로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발표에서 “런던과 도쿄 등 해외 두 곳을 포함해 조만간 20개 도시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웨이모의 강점은 장기간 실제 도로에서 주행하며 쌓은 데이터다. 주간 유료 탑승횟수는 약 40만건에 달하며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달린 거리는 2억 마일(약 3억2187만㎞) 이상이다.

한국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를 해외에 반출하기로 허가하면서다.
로젠밴드 리더는 강연이 끝난 후 한국 진출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선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직접 본 웨이모는 지붕 위부터 전·후방 좌우 범퍼까지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마이크 등 각종 센서들이 툭 튀어나온 채 달려 있었다. 모두 웨이모가 직접 개발한 것들이다.

카메라만 무려 29대에 달한다. 지붕 위에 있는 돔 형태의 메인 라이다를 포함해 5대의 라이다는 어둠 속에서도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아이를 포착한다. 6대의 레이더는 폭설로 시야가 가려져도 투사를 통해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5세대 웨이모가 재규어 전기차를 개조했다면 6세대 웨이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 중국 지커의 미니밴을 처음부터 로보택시 전용으로 설계했다.
아쉽게도 6세대 차량은 경험할 수 없었지만 6세대부터 카메라는 13대로 대폭 줄고, 외관상 돌출됐던 센서들은 매립해 디자인적으로도 향상을 꾀했다.
로젠밴드 리더는 “센서 개수가 많이 줄었지만 성능은 훨씬 뛰어나다. 센서 제품군에서 매우 훌륭한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피닉스에 모든 센서와 컴퓨팅 시스템을 통합하는 최종 조립공장이 있고, 아이오닉5는 조지아 공장에서 조립한다”고 말했다.

웨이모는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고, ‘반응속도’를 높이는 데 사활을 걸었다. 로젠밴드 리더는 “1000분의 1초의 지연 없이 즉각적으로 시스템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 웨이모 시스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앞에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도로에 떨어지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웨이모가 급정거하면 승차감을 해치고, 반대로 즉각 반응을 못하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로젠밴드 리더는 웨이모가 오토바이 움직임이 비정상적이라는 걸 눈치채자마자 즉시 핸들을 꺾고 브레이크를 작동해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를 피해 빠져 나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그는 “무수히 쏟아지는 시각 데이터 속에서 복잡한 판단을 찰나의 지연 없이 처리해 탑승자에겐 부드러운 승차감을, 넘어진 라이더에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컴퓨팅 팀의 지상 과제”라고 말했다.

횡단보도에서도 웨이모의 컴퓨팅 연산과정이 빛을 발한다.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무작정 멈춰만 있다면 전체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반대로 차량을 너무 들이밀면 보행자들이 불쾌해 할 수 있다.
웨이모는 사람들과 차량의 움직임을 추론하며 스멀스멀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도록 했다. 실제 사람이 운전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로젠밴드 리더는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고 안전한 전진 방식을 찾기 위해 천문학적인 컴퓨팅 연산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 역시 올 1월 CES 2026에서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완성차 업체들의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자율주행에서도 자사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GTC 2026 미디어 간담회에서 “자율주행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해결됐다”며 “나머지는 엔지니어링 정교화의 문제다.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는 제약이 사라지면 전 세계 자율주행 거리는 하루 2조 마일(약 3조2190만 ㎞)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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