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도 안 사는데…삼성 슬라이더블폰에 던져진 질문 [IT+]

이혁기 기자 2026. 3. 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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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슬라이더블폰 원초적 질문
삼성전자 新 폼팩터 공개
내구성 뛰어나고, 활용도 높아
시장 선도 실패한 폴더블폰
슬라이더블폰은 다를까

혁신은 양날의 검과 같다. 화려한 기술적 진보로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그만큼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실생활에 유용하지 않거나, 가격 대비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이런 냉정한 시험대에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신기술이 올라섰다. 화면이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개했다.[사진 | 삼성전자 제공]
"폴더블은 이제 철 지난 이야기고, 슬라이더블이 다음 큰 물결이다(5일 안드로이드센트럴)." 최근 스마트폰 업계의 시선이 삼성전자의 신기술에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모바일 슬라이더블(slidableㆍ이하 슬라이더블)'이 바로 그 신기술이다.

기술력의 핵심은 상황에 맞춰 화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베젤(테두리)이 위로 길어짐과 동시에 기기 내부에 말려 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밖으로 밀려 나오면서 면적이 넓어진다. 기존 5.1인치(약 12.9㎝)에서 최대 6.7인치(약 17.0㎝)까지 늘어난다. 평상시에는 일반 스마트폰 크기로 휴대하다 필요할 때 화면을 늘려 쓰기에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 질문① 왜 핫해졌을까 = 그렇다면 슬라이더블은 이렇게 혁신적 기술력 때문에 핫해진 걸까. 그렇지만은 않다. 빠른 상용화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 측면도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측면 시야를 차단해 옆사람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 디스플레이 테두리를 완전히 없애는 '베젤리스(Bezelless) OLED 월', 초고해상도를 가진 올레도스(OLEDosㆍOLED on Silicon) 등 슬라이더블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눈여겨볼 점은 이중 '플렉스 매직 픽셀'은 이미 상용화했다는 것이다. 11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6' 최상위 모델(갤럭시S26 울트라)에 탑재해 소비자로부터 크게 호평받았다. 그러자 업계에선 "슬라이더블도 머지않아 신제품에 탑재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한편에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상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진 | 삼성 디스플레이 제공]
■ 질문② 왜 중요할까 = 관건은 이 기술을 적용한 이른바 '슬라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가 될 수 있느냐다.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여서 가능성을 따지긴 쉽지 않지만, 한가지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다. 슬라이더블과 마찬가지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았던 폴더블(foldable)폰이다.

이 기술 역시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8년 전인 2018년 11월, 삼성전자가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게 혁신의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2019년 삼성전자는 세로로 접는 방식의 '갤럭시 폴드1'을 발표했고, 이는 폴더블폰 시장이 개화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대세'로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매년 거르지 않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가로로 접는 폴더블폰(갤럭시Z 플립)과 두번 접는 폴더블폰(갤럭시Z 트라이폴드) 등 종류도 다변화했다.

그 덕분인지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의 64.0%을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2위인 화웨이 점유율이 15.0%란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패러다임까지 바꾸진 못했다. 폴더블폰 시장이 열린 지 8년이나 흘렀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2.5%에 머물러 있다(2025년 3분기). 소비자 100명 중 3명만이 폴더블폰을 쓰는 셈이다. 폴더블폰이 대중화하지 못한 건 '전용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화면을 접고 펴는 폴더블폰에 특화한 앱이나 서비스가 없어서 소비자가 구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단 거다.

이처럼 폴더블폰의 사례는 슬라이더블폰이 마주할 수 있는 미래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초기 시장 안착을 넘어 대중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에게 '화면이 늘어나는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사진 | 뉴시스]
물론 반론도 있다. 미국 IT매체 '스컴넷 테크(Skomnet tech)'는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슬라이더블폰은 폴더블폰처럼 유연한 디스플레이나 접히는 힌지(일종의 경첩)가 필요하지 않아 내구성이 더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디자인의 우아함과 매끄러운 화면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관심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용 콘텐츠'가 없어도 가격이나 내구성,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슬라이더블폰 자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을 거란 얘기다. 과연 슬라이더블폰은 스마트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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