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님, 검찰이 사라졌습니다"…봉하마을 찾은 정청래, 눈물의 보고

김해(경남)=지선우 기자 2026. 3. 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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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정청래가 작성한 방명록. /사진=지선우 기자
"노짱님, 꽃이 지고나서야 봄인줄 알았습니다. 어느새 더 많은 노무현이 피어났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가가 위치한 봉하마을을 찾아 이같이 방명록을 남겼다. 정 대표는 눈시울을 붉힌 채 떨리는 손으로 방명록을 적어 내려갔다. 방명록을 작성한 뒤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 '검찰개혁 완수'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날 봉하마을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당내 광역지자체장 후보인 김상욱·박수현 의원,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헌화하며 눈물을 훔쳤고, 묘역을 바라보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봉하마을 방문은 지난 17일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당론 채택을 앞두고,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다.

권양숙 여사는 정 대표를 만나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권 여사는 정 대표에게 "검찰개혁을 완수하느라 수고가 많았고, 큰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권 여사와 만난 소감을 두고 "눈물을 훔치는 여사님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검찰 개혁은 노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이다. 그분을 뵐 면목이 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봉하마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줄 알았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지 않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이다"라며 "노짱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아이디 '싸리비' 정청래,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청은 폐지됐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검찰의 절대적 부패를 근절하게 됐다"며 "검찰 개혁을 입에 올릴 때마다 노 대통령님을 떠올렸다.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검찰 개혁을 한 발 한 발 내디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오늘)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통과 소식을 들고 왔다"며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온 노 대통령님께 편히 쉬시라는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손으로 얼굴을 닦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지선우 기자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 통과율은 17.6%에 불과하다. 올해는 법안 심사도 없었다"며 "(국민의힘의) 태업을 좌시할 수 없다. 후반기 상임위원장직을 100% 민주당이 맡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17개 상임위 중 민주당이 10곳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남은 7곳도 민주당이 가져오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이날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향해 '러브콜'도 보냈다. 그는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달라. 김 전 총리만이 대구 발전을 이끌 확실한 필승 카드"라며 "당 대표로서 정중히 요청드린다. 대한민국 통합과 대구시 발전을 위해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에는 김 전 총리만 한 지도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조만간 대구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최고위 직후 '동행미디어 시대'의 김 전 총리 관련 질의에 대해 "지원 방안을 포함한 모든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김 전 총리가 제안한 내용도 있어 여러 사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민주당 최고위 관계자도 "(김 전 총리 출마와 관련해) 정책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귀뜸했다.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인 김경수 전 위원장도 이날 봉하마을 현장 최고위에 참석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개혁 과제였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02년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 캠프 전략기획팀을 거쳐,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까지 곁을 지킨 이른바 '친노계 적자'로 평가된다.

정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남부시장을 방문해 민생 행보도 이어갔다. 화장품 가게를 찾은 정 대표는 스킨과 로션을 구매하며 "얼굴이 뽀얘져야 한다"면서 웃었고, 시민들과 사진을 찍으며 김 전 위원장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 내 죽집에서는 직접 '새알팥죽'을 떠서 이재영 민주연구원장에게 건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예방 일정은 순연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장모상을 당해 서울성모장례식장 빈소를 지키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빈소를 방문했으며, 문 전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정말 큰 일을 했다. 고생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남부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사진=지선우 기자

김해(경남)=지선우 기자 sunwooda@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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