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로보틱스 키운다…'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전환 가속

한지연 기자(han.jiyeon@mk.co.kr) 2026. 3. 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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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핵심 부품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춰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기술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가 선정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차량용 반도체다.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는 자동차 부품 제조 기술과 유사성이 높아 현대모비스의 양산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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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개최한 현대모비스 반도체 포럼(ASK)에서 이규석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핵심 부품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춰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기술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규석 사장은 '주도적 혁신' 철학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완성차가 제시하는 방향을 관성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비전과 기술 지향점을 바탕으로 시장과 고객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부품을 제작하던 과거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먼저 제안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기술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상용화 속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게, 또 적시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느냐"라며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양산성과 제조 노하우를 극대화하자고 주문했다.

현대모비스가 선정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차량용 반도체다. SDV 시대가 도래하며 차량 내 제어기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설계 역량을 직접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술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9월 민간 주도의 차량용 반도체 포럼인 'ASK(오토 세미콘 코리아)'를 개최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 체계를 가동했다. 그동안 유럽과 북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현대모비스가 가치 사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규석 대표

또 다른 핵심 축은 로보틱스다.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는 자동차 부품 제조 기술과 유사성이 높아 현대모비스의 양산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로봇 제조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기술 고도화와 조기 양산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6'에서 글로벌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액추에이터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독점 공급 계약은 현대모비스가 로봇 핵심 부품의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과 더불어 안정적인 글로벌 매출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센서, 제어기, 배터리 등 로봇 내 다른 유관 부품으로도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자동차 부품 부문의 설계 역량과 대규모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 산업과 피지컬 AI 분야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핵심 부품의 내재화와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서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계속해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선제적인 기술 투자와 사업 다각화 전략은 실제 재무적 성과로도 연결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1조1181억원, 영업이익 3조357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대상 핵심 부품 수주액이 목표치를 웃도는 91억7000만달러에 달하며 대외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관세 리스크와 공급망 불확실성 등 외부 변수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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