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의 마법…비거리 10야드 늘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드라이버 샤프트 교체로 평균 290야드 펑펑
처음 들고나온 퍼터로 쏙쏙…‘장비 연구’에 진심
시즌 상금 60만弗 1위로, 포드 대회 2연패 도전

아마추어 때부터 천재 골퍼로 불린 김효주(31·롯데)는 22일(현지 시간)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머 쥐었다. 올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1위(60만 2140 달러)로 치고 나갔다.
김효주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샤론하이츠 골프앤드컨트리클럽(파72·654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로 1타를 잃었지만, 전날 벌어놓은 5타 차 리드 덕에 1타 차 승리를 지켜내며 와이어 투 와이어(4라운드 내내 선두)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6억 7000만 원). 김효주는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넬리 코르다(미국)는 15언더파로 2위에 올랐다.
2014년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2015년 LPGA 투어에 공식 데뷔한 김효주는 우승 가뭄이 비교적 길었던 2018·2019년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하게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다.
롱런 비결은 연습만큼 공을 들이는 ‘연구’에 있다. 김효주는 장비 자체에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본인이 쓰는 클럽이 자신의 몸에 가장 잘 맞는지 판단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드라이버 샤프트의 강도를 미세 조정했다. 3X에서 4S로 바꾼 것. 무게는 3g 더 무겁고 분당 진동 수(CPM)는 5만큼 낮아진 스펙이다. 김효주의 클럽을 후원하는 요넥스 관계자는 “무거워진 대신 CPM은 낮아졌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지만 테스트를 해본 김효주 선수는 새 스펙에서 확신을 얻은 것 같다”고 전했다.
몸에 딱 맞는 스펙의 드라이버로 김효주는 20대처럼 장타를 펑펑 날렸다. 이번 대회 나흘간 김효주는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로 273야드를 찍었다. 소문난 장타자인 김아림(267야드)보다도 길다. 2라운드 평균 거리는 무려 290야드였다. 김효주는 샤프트 교체 효과에 대해 “평균 12야드는 거리가 늘었다”며 “가벼운 무게에도 안정적인 컨트롤이 가능해 경기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침착하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여다. 세계 랭킹 2위 코르다의 추격에 한 때 공동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끝내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코르다는 김효주가 전반에 버디와 보기 2개씩으로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4타나 줄였다. 10번 홀(파5)에서는 또다시 버디를 기록해 공동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효주는 침착했다. 공동선두를 허용한 바로 다음 홀인 11 번 홀(파4) 버디로 다시 1타 차를 만들더니 14번 홀(파4) 4m 버디로 2타 차로 달아났다. 앞서 13번 홀(파3) 파 세이브가 결정적이었다. 그린 주변 칩샷이 깃대를 맞고 멀리 튀지 않아 타수를 잃지 않은 것. 1타 차 선두였던 17번 홀(파3)에서는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잘 붙여 역시 파를 지켰다. 이 홀에서 코르다는 짧은 파 퍼트를 놓쳐 2타 차로 멀어지면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됐다. 김효주는 18번 홀(파5)에서 벙커에 두 번이나 공을 보내 보기를 적었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김효주는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상황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고 제 샷과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이번 대회는 제가 신인 때(2015년) 우승한 대회여서 다시 정상에 오른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후반 9홀에 두 차례 파 세이브가 결정적이었다. 샷 감이 안 좋았는데도 잘 막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회 전체를 돌아보면 퍼트 수 27개의 짠물 퍼트를 앞세워 3라운드에 6타나 줄여놓은 게 컸다. 김효주는 셋째날 초반 여섯 홀에서만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몰아쳤다. 이번 주에 처음 들고 나온 랩골프의 링크.2.1 퍼터로 재미를 봤다. 김효주는 특정 업체와 퍼터 계약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달리 쓴다. 지난주까지는 오딧세이 제품을 사용했고 이번 주 포드 챔피언십 2연패 도전에는 또 다른 제품을 쓸 확률이 높다.
웨지의 경우 1년 전 포드 챔피언십 우승 때 타이틀리스트 보키 SM10의 56·60도 클럽을 썼고, 이번 대회에는 SM11의 48·52·58도를 사용했다. 볼은 타이틀리스트 Pro V1x의 2023년 모델을 즐겨 쓴다.

한편 한국은 이미향의 중국 블루베이 대회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한국 선수가 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2승을 거둔 것은 2020년 박희영·박인비 이후 6년 만이다.
김세영과 임진희가 11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고 유해란이 10언더파 공동 5위를 하는 등 이번 대회 11명의 톱10 중에 4명이 한국 선수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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