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YD·지커 이어 샤오펑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 中 놀이터 되나
“BYD·지커 인증 지연에 ‘선제 대응’⋯ 中 전기차 점유율 높아지나”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최근 차량 인증을 담당할 핵심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출범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샤오펑은 이달부터 차량 인증 담당 관리자 채용에 나섰다. 최소 8년 이상 자동차 인증·규제 대응 경력자를 조건으로 내건 만큼, 즉시 실무 투입 가능한 전문 인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 인력은 샤오펑 차량의 국내 인증 전반과 정부 부처 소통 등 출시 준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에너지환경부 1회 전기차 충전 주행거리 등을 포함한 국내 인증 및 관계 기관 협력 등이 주요 업무다. 사실상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역할을 도맡는 셈이다. 앞서 샤오펑은 지난해 6월 ‘엑스펑모터스코리아’란 이름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샤오펑의 인증 인력 확보에 나선 배경으로 이미 국내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사례를 꼽고 있다. 지난해 BYD는 국내 첫 출범 이후 인증 과정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돼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당시 소형 SUV 아토3 첫 인증이 2개월 가량 지연된 만큼, 샤오펑도 이를 감안해 사전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역시 국내 인증 절차가 길어지면서 당초 올해 상반기 출시에서 하반기로 미뤄지고 있는 중이다. 국내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정부 기관과의 협의 과정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샤오펑도 인증 준비를 서두른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신규 진입하는 브랜드일수록 정부의 인증 심사가 더 꼼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샤오펑은 BYD와 지커에 이어 3번째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되며, 국내 출시 모델로는 중형 전기 세단 ‘P7’과 쿠페형 SUV ‘G6’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세부 출시 차종과 시기, 판매 전략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P7과 G6 등 전기차 가격은 중국 현지 기준 한화 3000~5000만원대로, 국내에 출시되면 BYD와 지커 사이 가격대가 유력하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을 겨냥하면서 수입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가성비 모델부터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중국 브랜드가 대거 몰리는 만큼 시장 점유율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샤오펑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면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며 “BYD가 올해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을 때부터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30·40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샤오펑 차량 구매가 늘어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의 대대적인 판도 변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인력 채용 사실만으로 국내 출범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샤오펑이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국내 출시를 준비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먼저 진출한 BYD와 지커의 판매 및 점유율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브랜드의 실제 판매가 국내 시장에서 입증된다면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빠른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