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창수 전 지검장, ‘김건희 무혐의’ 처분 전 “주가조작 무죄 판례 검토” 지시

유선희·이홍근 기자 2026. 3. 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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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지난해 3월13일 이 지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담당 검사에게 ‘김 여사와 유사한 역할을 한 주가조작범 등 무죄 판례 검토’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의 김건희 봐주기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앞서 이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팀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이 전 지검장의 지시가 담긴 내부 메신저 메시지 등을 넘겨받았다. 이 전 지검장이 A검사에게 보낸 이 메시지에는 “무죄 나오는 판례가 많은데 그런 것을 참조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일선 수사 검사에게 무혐의 결론을 유도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민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압수수색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에서 2024년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는 데 관여했거나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지검장,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 박승환 전 중앙지검 1차장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민 특검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담당 검사의 PC에서 확보한 ‘김건희 무혐의 처분’ 수사보고서가 수십 차례 변경된 사실도 확인했다. 공문서인 수사보고서를 완성 이후 수정하려면 새 보고서 형태로 작성해야 한다. 법조계 일각에선 완성된 수사보고서를 임의로 수정하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사건을 넘겨받은 권 특검팀은 이 같은 민 특검팀의 압수물을 분석한 뒤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과 중앙지검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권 특검팀은 민 특검팀이 확보한 메신저 기록의 전후로 압수수색 시기를 넓혀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앙지검은 2024년 10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디올백 수수 의혹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김 여사를 단 한 차례 조사했는데, 이마저 대통령경호처가 관리하는 건물에서 비공개로 진행돼 ‘특혜 수사’란 비판을 받았다. 민 특검팀의 박 전 장관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가 2024년 5월 박 전 장관에게 ‘김명수 대법원장 사건이 2년이 넘었는데 방치된 이유가 뭐냐’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냐’ ‘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수사는 2년간 진척이 없냐’ 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여사가 ‘셀프 수사 무마’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지검장은 “판례 검토는 사건 처분의 완결성을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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