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대강 보 일부 철거…4대강 재자연화 본격화하나

정부가 오는 9월 4대강 보 처리 방안 일부를 공개하고 4대강 재자연화 사업에 착수한다. 금강과 영산강 보 일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보 해체 작업 등이 이행될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대강 재자연화와 관련해 환경단체와 두 차례의 연속 회의를 갖고 물관리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4대강 재자연화는 이명박 정부 시기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설치한 총 16개의 보를 해체 또는 개방하는 구상이다. 기후부가 지난달 발표한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에 보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안은 점, 4대강 16개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보 존치’가 전제인 ‘탄력 운영’을 대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자 회의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부는 16개 보 처리 방안과 관련해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올해 9월 중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낼 수 있는 보는 중간 점검 시기에 처리 방안을 공개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4대강 재정비 계획을 내놨으나, 2023년 7월 감사원이 금강·영산강의 보 해체 및 수문 상시개방 결정 과정에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무산됐었다.
다른 보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구체적인 의사 결정 절차와 방법 등 처리 방안을 마련해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반영한다. 이미 처리 방안이 마련된 금강(세종·공주·백제), 영산강(죽산·승촌) 5개 보 가운데 물이용 여건이 양호한 곳은 내년부터 보 철거를 포함한 처리 방안을 이행하기로 했다.
극한가뭄 대응과 녹조 현안 해결을 위한 취·양수장 개선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2028년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특히 녹조 우심 지역인 낙동강 하류 4개 보에 대해서는 시설 개선이 신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4대강 재자연화 방안 민관 협력 논의기구는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정책분과에서 다루거나, 별도의 실무 논의 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두고 환경단체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녹조 문제와 관련해 기후부는 올해도 환경단체와의 공동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방식과 예산 규모 등을 두고 기후부와 환경단체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실제 이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기후부가 편성한 녹조 공동조사 예산은 3억5000만원 수준으로, 환경단체들은 해당 규모로는 종합적인 녹조 독소 조사를 할 수 없다며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 연대체인 낙동강네트워크는 최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려면 낙동강 원수, 에어로졸, 인체(비강), 농산물 등 종합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편성한 3억5000만원으로는 체계적인 독소 조사가 불가능하고, 몸 안의 독소 축적을 확인하는 인체 조사 규모도 5분의 1로 줄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기후부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 표명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발표만으로 재자연화 정책의 실질적 전환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은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내용은 여전히 방향 수준의 초벌 논의에 머물러 있어 정확히 언제, 무엇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성과 책임성이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모호한 표현이나 원론적 약속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정, 책임 있는 예산,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라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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