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혼수 상태 우주여행 가능할까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2026. 3. 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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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깊은 잠에 빠져 우주를 건너는 것이 가능할까.

22일(현지시간)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과학자들의 의견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 속 혼수 상태 우주여행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었다.

세리 부교수팀은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우주여행을 위한 인공 동면과 저대사 무기력 상태(토퍼·torpor) 유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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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연구 진행중이지만 기술장벽 높아…깨는 순간 묘사가 비현실적"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주인공의 혼수 상태 우주여행이 실제로 가능할까. 전문가들이 짚었다. 영화와 무관한 AI 생성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약물로 깊은 잠에 빠져 우주를 건너는 것이 가능할까.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설정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전문가들은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과학자들의 의견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 속 혼수 상태 우주여행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먼 외부 은하계를 직접 찾아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장기간 우주여행에 필요한 식량과 산소 등 자원이 제한적인 만큼 약물로 유도한 혼수 상태에 가까운 수면 상태로 이동 시간을 버틴다.

마테오 세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생리학 부교수는 이런 설정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구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혼수상태처럼 음식과 산소 소비를 크게 줄여도 될만큼 인체의 대사 활동을 충분히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혼수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 투여하는 약물이 시간이 지나면 인체에 독성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사 과정을 혼수상태 대신 일정 수준까지 떨어뜨려 동물의 동면과 비슷한 조건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연계에서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곰과 햄스터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대사율을 낮춰 산소와 음식 요구량을 줄인다.

 

세리 부교수팀은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우주여행을 위한 인공 동면과 저대사 무기력 상태(토퍼·torpor) 유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기술이 실현되면 식량·산소·에너지 소모를 줄여 장기 우주비행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방사선이다. 세리 부교수는 "우주여행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방사선이지만 아직 해결책이 없다"며 "세포 내 산소 농도가 낮으면 방사선에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리 부교수팀은 이미 쥐에서 인공 동면 상태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필수 생명 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줄기에 약물을 주입해 일부 뇌 영역을 동면 상태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었다. 다만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 어렵다고 밝혔다.

영화 '에일리언'이나 '아바타'에 등장하는 '냉동인간 상태(크라이오슬립)'도 또 다른 가능성으로 언급되지만 아직 현실 구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여러 연구에서 가능성은 드러나고 있다. 알렉산더 게르만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분자신경학 연구원은 "인간을 동결 보존하는 것이 자연계를 보면 완전히 낯선 개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도롱뇽은 영구동토층에서 수년간 얼어 있어도 살아남고 북극 땅다람쥐는 체온이 영하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몇 주간 생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적절한 방법만 적용한다면 인간에게도 이런 잠재된 생물학적 능력이 없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게르만 연구팀은 이미 이달 발표한 논문에서 영하 196도로 냉동 보존했던 뇌 조직의 생명 활동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영화가 더 부정확하게 묘사한 장면은 '깨어나는 순간'이라고 지적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거의 즉시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직이지만, 실제로 인공 동면이나 냉동 수면에서 회복해 몸과 뇌가 정상 작동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gahyun@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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