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중국, 다카이치 대만 발언 6일 뒤부터 SNS서 ‘대규모 인지전’”

중국이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온라인상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대규모 인지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의 인공지능 개발사 사카나AI와 공동으로 분석을 진행했으며, 소셜미디어(SNS)상의 게시물을 AI 기술로 분석해 인지전 실태를 해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인지전이란 허위 정보 등을 이용해 상대국 개인 및 집단의 인지에 영향을 끼쳐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육·해·공·우주·사이버에 이은 ‘제6의 전장’으로 여겨진다.
요미우리는 사카나AI와 함께 엑스(X)와 중국 웨이보의 일본 비판 게시물 40만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6일의 시차를 두고 일본 측 입장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SNS에 대량으로 올리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관련 발언을 하기 전인 지난해 10월24일부터 올해 1월17일까지 엑스에서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쓰인 대일 비판 게시물 32만건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발언 당일인 지난해 11월 7일부터 사흘간은 비판 게시물이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가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강하게 비판한 같은 달 10일 비판 게시물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다시 수가 줄어들었다. 비판 게시물은 13∼14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중국 정부는 13일 심야에 가나스기 겐지 주중일본대사를 초치한 바 있다.
요미우리는 “중국은 일본 반응도 보면서 대응을 결정했다고 보인다”면서 “중국은 총리 답변에 즉시 반응한 것이 아니라 침묵의 6일을 거쳐 인지전을 본격 전개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웨이보의 중국 공산당 계열 계정의 게시물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중국 내부의 의사결정은 블랙박스 같지만, 분석 결과에 큰 위화감은 없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와 사카나AI의 분석 결과가 일본 정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은 당초 다카이치 총리 답변에 대해 지켜보자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이번 분석에 사용된 AI는 게시물의 문맥으로부터 논조를 읽어내 기존의 키워드 검색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내러티브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도통신도 지난 22일 올해 들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엑스 게시물을 부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대량 확산해온 계정 2000여개가 발견됐으며 이 계정들은 지난달 중의원 선거(총선)에서도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정보분석기업 ‘재팬 넥서스 인텔리전스’(JNI)와 분석을 실시한 결과 팔로워가 0인 계정이 게시물을 수천개씩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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