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배스' 단행한 대우건설, 1조 소송 리스크는 여전

이남석 기자 2026. 3. 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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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계류 소송 340건...소송가액은 16% 늘어난 1조2686억원
중재 건수와 가액도 늘어...작년 기준 총 중재가액은 약 7308억원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지난해 잠재적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하며 실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어냈지만 1조원을 웃도는 막대한 소송가액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대개 소송전이 장기화하는 건설업 특성상 당장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지만 자칫 대형 소송에서 연달아 패소할 경우 대규모 소송가액이 고스란히 충당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법적 분쟁 리스크의 관리 역량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이 원고 자격으로 계류 중인 소송 사건은 총 65건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41건 대비 24건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장부에 계상된 소송가액은 18% 증가한 약 5437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소송가액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기준으로 산정한 장부상 금액을 의미한다.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손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사안으로서 우발 리스크로 별도 관리된다.

대우건설이 피고로 엮인 소송 사건은 규모가 더 크다.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은 지난해 총 275건으로 전년도 258건 대비 17건 늘었다. 소송가액은 약 7249억원으로 14% 늘었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이 원고와 피고로 얽힌 소송만 총 340건으로 전체 소송가액은 16% 증가한 1조2686억원에 달한다. 이는 대우건설이 최근 소각한 자기주식(471만5000주) 420억원 규모의 3배가량에 달하는 규모다.

소송가액 20억원 이상의 주요 사건은 대한민국 정부가 대우건설을 상대로 낸 306억원 규모의 사해행위취소 소송이 대표적이다. 외에도 부산광역시의 손해배상 소송(264억원)과 행당제7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169억원)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터키 투발 미마르릭(Tuval Mimarlik), 보츠와나 리드마스터즈(LEADMASTERS) 등과 각각 126억원, 124억원 규모의 굵직한 하도급 대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재' 건수와 가액이 늘어난 점도 부담 요소다. 중재 심판은 일반 소송건과 달리 '단심제'를 원칙으로 한다. 판결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다. 작년 말 기준 대우건설이 신청인과 피신청인으로 얽힌 중재 사건은 총 14건으로 중재가액은 약 7308억원에 육박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중재 건수는 8건 늘었고, 중재가액은 약 5733억원 폭증했다.

현재 계상된 1조원대 규모의 소송 가액은 장부 밖 우발채무로 분류돼 당장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물론 소송건의 경우 최종 확정 판결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지만 결과에 따라 기업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패소 판결이 나오는 순간 막대한 금액이 충당채무로 전환된다. 결국 부채 총계는 늘고 이익잉여금은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 상승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본격 시행되며 소모적인 법정 다툼이 늘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출처=대우건설 ]

◆부채비율 상승에 재무 부담 ↑

실제로 최근 대우건설은 재무적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빅배스 전략을 벌이면서 잠정 실적 기준 자본 규모는 2024년 말 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5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192.1%에서 284.5%로 치솟았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설 경우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본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건설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대우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건설에 대해 "빅배스를 통해 잠재적인 손실요인을 다소 해소했다"면서도 "순차입금 부담이 과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자본 완충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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