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석유 최고가격, 물가 안정 효과적이나 제한적 운영 해야"

오지혜 2026. 3. 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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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29년 만에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2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대비 이달 9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1.81달러에서 107.55달러로 49.8%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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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함의·대응 방안 보고서 발표
가격 급등 억제하는 단기적 수단으로 효과
중장기 활용은 안 돼... 시장 왜곡 우려 때문
"다양한 정책 수단 병행해 효과 이어가야"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용인휴게소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연료를 넣고 있다. 뉴스1

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29년 만에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다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병행해 시장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2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대비 이달 9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1.81달러에서 107.55달러로 49.8% 뛰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때의 상승폭(36.5%)을 상회했다.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 가격도 12.7% 올라 러·우 전쟁 당시(9.1%)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이에 정부는 시장 불안,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정유사 도매가(공급가)에 상한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이달 13일부터 시행했다.

보고서는 유류세 인하나 취약계층 직접 지원 등 정책 수단별 효과를 비교한 결과 다른 정책 대비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 속도를 억제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은 최고가격제 10일째였던 22일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이 시행 전날(12일) 대비 리터(L)당 79.15원, 경유는 L당 102.732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체 주유소 중 휘발유값을 내린 곳은 93.57%, 경유값을 인하한 곳은 94.3%로 대부분의 주유소가 가격을 낮췄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 담긴 유가 상승 충격 대응 정책 수단별 효과 비교표. 산업연구원 제공

그러나 중장기적 시행에 대해서는 역효과를 우려했다. 시장 왜곡과 공급 축소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책 효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 비축유 활용,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정책과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 영향이 산업별로 상이한 점을 고려했을 때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응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료비 비중이 높은 물류·화물·수산·농업·대중교통 등에는 표적 지원이나 연료비 보조를, 에너지 소비가 큰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공급 안정성과 생산 활동 유지를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최고가격제에도 불구하고 주유소의 가격 인하 추세가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은 "전쟁 1주 차인 이달 첫째 주에 정유사·주유소 모두 국제유가를 선반영했고 2주 차에는 국제 가격보다 많이 인상했다"며 "최고가격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가 인하된 점을 고려하면 주유소 판매가는 L당 휘발유 26.84원, 경유 63.33원씩 더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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