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건강효과 이 정도였다니…치매·심혈관·호흡기 질환에 우울증까지 막아

채인택 2026. 3. 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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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세대에서 사우나 건강·문화 매력 인기
사우나-냉탕-휴식 뒤의 ‘토토노우’ 상태 즐겨
이 상태에선 뇌파 조절로 뇌 효율 증가
사우나, 가벼운 조깅 수준의 심혈관 효과
치매 발병 줄고 우울증·호흡기질환에도 도움
유리창을 통해 바깥이 훤히 보이는 사우나실에서 온열욕을 즐기는 서구인. 땀을 흘리는 가벼운 조깅을 한 수준으로 심혈관에 도움이 된다. 최근 미국 젊은층에 사우나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트니스 클럽에 가보면 운동은 나 몰라라 하고 사우나만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 '체력이 달려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그렇게 하면 이용료가 아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실 사우나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줄을 잇는다. 다양한 원인과 배경이 있겠지만 목욕에 진심인 일본은 세계적인 장수국이라는 사실만 봐도 목욕과 건강과의 관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해외 의학·보건학 저널의 논문과 건강 매체의 기사를 찾아 사우나가 우리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 지를 살펴봤다.

사우나, 미국에서 웰빙 트렌드 주도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은 이달 초 "미국에서 사우나가 웰빙 트렌드를 사로잡으며 오랜 전통의 사우나 효능을 누리려는 신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사우나 체험을 제공하는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사우나 축제를 여는 지역도 늘고 있다.

뉴욕과 미니애폴리스에는 이미 사우나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시애틀에서는 지난해 가을 지역 내 노르딕 박물관 야외에 설치한 임시 사우나 마을에서 첫 사우나 축제가 테이프를 끊었다. 사우나 마을에는 통나무로 만든 온열 사우나와 온탕·냉탕, 그리고 캠핑 트레일러를 개조한 이동식 사우나 등 다양한 형태의 사우나 시설이 참가자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사우나 이후 기분좋은 상태 '토토노우'…알고 봤더니 뇌파조절 효과

npr은 미국 젊은 세대 중에 사우나 이후의 나른하고 기분좋은 상태인 '토토노우'에 맛을 들인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사우나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진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 '토토노우' 상태를 즐기는 게 유행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토토노우 상태를 연구한 논문도 있다. 2023년 1월 발표된 '사우나 목욕이 유발하는 신경 변화에 대한 연구: '토토노우' 상태의 신경학적 기반(A study on neural changes induced by sauna bathing: Neural basis of the "totonou" state)'이라는 논문에서다. 의약 분야 오픈 액세스 출판사인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서 발행하는 PLOS ONE에 실렸다. 일본의 뇌파 측정업체인 비 스타일(Vie Style)에서 제출했다.

여기에 나온 토토노우(totonou·整う)'는 일본어로 '정돈되다' '조화를 이루다' '갖춰지다'는 의미다. 주로 사우나 뒤 냉탕과 휴식을 거치며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안온해지는 최상의 쾌감 상태(사우나 하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뇌파를 관찰한 결과 뇌가 더욱 효율적인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태에서 뇌에 행동과제를 부여한 결과 수행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3단계 사우나를 하고 기분 좋은 토토노우 상태에 이르면 뇌가 더욱 효율적인 상태가 된 것이다.

사우나는 심혈관계 자극으로 가벼운 조깅을 한 것만큼 건강효과

인체는 열기를 접하면 다양한 반응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보호하려고 시도하며, 이 과정에서 건강효과를 얻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우나의 효과는 다양하다. 사우나의 열기를 접하면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심혈관 자극 효과다. 인체의 체온조절과 건강효과를 연구해온 미국 오리건대의 인체 생리학자 크리스토퍼 민슨 박사는 npr에 "사우나는 운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심혈관계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는 갑작스럽게 주변 온도가 상승하면 혈관이 확장하고 심박수가 증가하면서 혈액이 피부로 몰려들어 땀을 흘리게 되는데, 이를 통해 몸이 식게 된다. 운동을 통해 심박수가 증가하면서 겪게 되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우나의 열기는 이처럼 운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심혈관계를 강화한다는 것이 민슨 박사의 설명이다.

스위스 베른 대학교의 운동 과학자 사샤 케텔후트 박사는 "연구 결과 사우나를 하면 가벼운 조깅과 같은 신체활동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혈압과 심박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케텔후트에 따르면 온도가 섭씨 80~93도 정도로 유지되는 전통 핀란드 사우나에 들어가면 신체엔 즉각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유발된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면 신체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땀이 흐르는 등 '투쟁-도피(fight-or-fight responde)' 반응이 지속된다. 이는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운동이나 사우나, 스트레스 등으로 긴장됐던 신경계는 이러한 상태가 지나고 나면 진정되며 이런 과정을 겪고 나면 심혈관계 건강 지표가 개선된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의 심장 전문의 세토르 쿠누초르 박사는 "최적의 심혈관건강 개선 효과를 얻으려면 일주일에 최소 3~4회, 회당 최소 15분씩 사우나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우나 자주 하면 치매·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확 떨어져

사우나 이용이 잦을 수록 치매와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연령과 노화(Age and Ageing)'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사우나 이용은 핀란드 중년 남성의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발병률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Sauna bathing is inversely associated with dementia and Alzheimer's disease in middle-aged Finnish men)'는 논문에서다.

평균 20.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남성 집단의 치매 발병 위험률은 주 1회 사우나 이용자를 1로 봤을 때 주 2~3회 이용자는 0.78, 주 4~7회 이용자는 0.34로 각각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률도 각각 0.80과 0.34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사우나 등 열 치료하면 항우울 효과도

매디슨 위스콘신대 정신의학·인간생태학 교수인 찰스 레이슨 박사는 npr에 "신체에 일정한 시간 동안 고온을 가하면 상당히 효과적인 항우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슨 박사는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뇌와 신체의 경로가 기분·욕망·감정 상태를 담당하는 경로와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말한 고온이란 사우나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열 치료를 포함한다.

그는 2016년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약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전신 고온 치료를 단 한 번만 받은 집단도 대조용으로 가짜 치료를 받은 그룹보다 우울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신체는 열에 노출되면 인터루킨-6(IL-6)라는 면역신호 전달 분자의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이것이 우울증 증상 개선과 관련이 있다는 게 레이슨 박사의 추정이다. IL-6는 염증반응 초기와 감염시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분자로 체내 방어 작용을 활성화한다. 다만 IL-6는 과다 분비시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만성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천식·폐렴 등 호흡기 질환 막는 데도 도움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우나는 호흡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영국 브리스톨대 의대와 핀란드 동핀란드대 보건·임상 연구소의 2017년 연구가 이를 말해준다. 이에 따르면 사우나 이용 빈도가 늘수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렴을 비롯한 급성 및 만성 호흡기 질환 발병 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42~61세 백인 남성 1935명을 대상으로 평균 25.6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질환 발병을 조사한 결과다. 주 2~3회 사우나 이용자의 전체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은 주 1회 이하 이용자에 비해 95% 신뢰구간에서 평균 2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 발생 위험은 2~3회 이용자가 1회 이용자보다 27%, 주 4회 이상 이용자는 3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인택 의학 저널리스트 (tzschaei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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